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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비싼 '메이드 인 코리아' LED 마스크 가격의 비밀

비슷한 성능과 디자인, 해외서는 10분의 1 가격…업체 "LED 수 많고 특허 기술 적용"

2018.12.05(Wed) 11:05:04

[비즈한국] 소비자들은 언제나 싸고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만큼은 예외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겠지’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어 본 이른바 ‘고가 전략’ 탓이다. 17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LED 마스크’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비슷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제품의 가격 차이가 최대 10배 이상 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과연 이 가격 차이는 합리적인 것일까? 

 

# 비싸도 잘나가는 LED 마스크의 원리


LED 마스크는 LED 소자에서 발생하는 빛을 이용해 피부를 관리하는 제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10년 발간한 ‘피부질환 치료용 LED 치료기’ 보고서에 따르면, LED 마스크는 LED 광원의 광자가 세포조직 내의 색소포에 흡수되어 세포의 대사활동을 촉진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성능과 디자인이 비슷한 LED 마스크 가격이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최대 10분의 1 수준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김명선 기자


LED 광원의 파장별로 색이 다른데 그에 따른 효과도 다르다. 가령 붉은 빛은 피부의 깊은 층에 있는 피지선을 활성화해 세포의 재생과 재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란 빛은 여드름을 발생시키는 박테리아를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근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피부 깊숙이 침투 가능해 광선 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피부 트러블이 많은 사람이 사용할 경우 효과가 더 크다는 후문.

 

LED를 이용한 피부 관리는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 10년 전쯤부터 연구가 이뤄졌다. 영국 기업 ‘포토 테라퓨틱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LED 관련 제품을 연구 개발했다.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상황. 이제 막 생겨난 시장인 만큼 산업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다. 한 LED 마스크 기업 관계자는 “LED 마스크 시장은 지난해 대비 1800배 성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능 비슷한데 가격은 천차만별

 

문제는 같은 LED 마스크라고 해도 제조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에 ‘LED therapy mask’로 검색하면 가격이 대부분 100~300달러(약 11만~33만 원)다. 미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뉴트로지나’​가 내놓은 LED 마스크​는 약 4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5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3배 이상 비싸다. 톱스타 모델까지 내세우며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셀리턴과 LG전자의 경우 대표 모델의 가격이 각각 174만 7000원과 79만 9000원에 이른다.

 

셀리턴은 ‘LED 수’를 가격 차이의 주된 이유로 꼽는다. 주력 제품인 ‘셀리턴 LED 마스크 프리미엄’에는 근적외선 230개, 레드파장 230개, 블루파장 230개 등 총 690개의 LED가 장착돼 있다는 것. 셀리턴 관계자는 “다른 제품을 보면 나비 존에만 LED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제품은 인중부터 팔자주름과 목주름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피부에 침투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출력 값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에서 LED가 540개 장착돼 있으면서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15만 5000원에 불과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셀리턴 마스크와 기능과 디자인이 비슷한 제품은 아마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light therapy acne treatment face mask’는 LED가 540개나 장착돼 있지만 가격은 139.90달러(15만 5000원)에 불과했다. LED 수는 셀리턴 제품과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100만 원 이상 저렴한 것.

 

이에 대해 셀리턴 관계자는 “우선 셀리턴 제품은 LED 개수가 많고, 가장 피부에 좋은 파장을 연구해서 LED 특허 모듈 기술을 가지고 있다. 7년 전부터 연구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 제품의 신뢰도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약 80만 원에 판매되는 LG전자의 프라엘 마스크보다 LED 개수는 많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도 있었다. 홍콩 브랜드 프로젝트 E 뷰티(Project E Beauty)​의 LED 마스크는 149개의 LED가 장착돼 있다. 프라엘 제품보다 LED가 29개 많다. 그러나 가격은 119.90달러(13만 원)에 불과하다. 또 프라엘 마스크가 두 가지 LED 색상을 구현하는 데 반해 이 제품은 세 가지 색상이 구현 가능했다.

 

다만 동일 제품의 직접적인 가격 비교는 어려운 상황.​ 양 사 모두 아직 수출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프라엘 출시와 함께 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비싼 만큼 효과? 단정 짓지 말아야

 

과연 LED 마스크의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LED 개수, 빛의 세기, LED 빛을 방출하는 칩의 출력 밀도 등이 거론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치 않다. 아직 국내에서 제품별 LED 마스크를 비교 분석해서 효능을 측정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LED가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LED 한 개가 하는 일이 많아지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빛이 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피부에 닿는 빛의 세기는 정해져 있어 너무 세면 피부가 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제품이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제품과 함께 팔아서 가격이 높게 책정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의 LED 마스크​ 기업 관계자는 “화장품(보조제)을 바르고 LED를 쬐면 효과가 훨씬 좋아진다. 보조제 가격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격이 이 정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셀리턴은 고가의 LED 마스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함께 사용하는 크림과 앰플을 증정 형태로 제공한다.

 

화장품 제조사들이 ‘고가전략’을 취하면서 효능과는 상관없이 국내 LED 마스크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효능을 미리 살펴보지 않고 저가이면 가치를 절하하고 고가이면 가치를 높게 매기는 경향이 있다. 비싼 제품을 구매하면 ‘가격이 비싸니까 내 피부에 반드시 좋을 거야’ 하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나기도 한다”며 “그래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물건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잘 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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