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스터피자’ 프랜차이즈 본사인 MP그룹이 상장 폐지 절차를 밟는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는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심의, 의결할 예정’이라면서 MP그룹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정우현 회장 일가의 15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관련 검찰 수사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MP그룹의 상장 폐지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비즈한국’이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에게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는 MP그룹의 상장 폐지를 미리 예견하고, 1년 전부터 MP그룹 측에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다고 한다.
이동재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장(산본점 가맹점주 겸 구매협동조합장)은 “MP그룹에 상장 폐지될 수 있으니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MP그룹은 ‘절대 그럴 일 없다’면서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면서 “MP그룹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실질 심사 통보를 받은 이후에야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뭐 하나. 상장 폐지 결정은 예견된 결과였다”고 아쉬워했다.
덧붙여 이 회장은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가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이 미스터피자를 외면하면서 매장 매출이 반토막 났고, 이로 인해 가맹점주들은 최대 위기를 겪었다. 더 이상 떨어질 바닥도 없다”며 “가맹점주협의회와 MP그룹이 다년간 준비해서 조직한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미스터피자가 살아갈 길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미스터피자의 이미지 회복을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안해하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적지 않다. 가맹점주 A 씨는 “가맹점주들이 MP그룹에 가장 크게 바라는 건 ‘TV광고 제작 및 노출 확대’다. 미스터피자 TV광고가 노출되면 매출이 20~30% 상승하기 때문”이라면서도 “투자를 받을 수 없게 됐으니, TV광고 노출 횟수가 줄어들 게 뻔하다. 이미 바닥을 보인 매출이 더 줄어드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맹점주 B 씨도 “MP그룹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가맹점으로부터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고심하는 것만 같다. 최근 식자재 필수 구매 항목에 ‘새우’를 추가했다. 필요 없는 새우를 무조건 더 사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집회를 열자는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 1위 피자 브랜드였던 미스터피자가 추락한 건 정우현 회장의 갑질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를 자주 교체할 게 아니라 정우현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을 도약의 기회로 여기는 가맹점주도 있었다. 가맹점주 C 씨는 “최근 매장 매출이 급격히 상승했다. 배우 조보아 씨를 내세운 TV 광고가 노출된 데다 인근 매장의 폐점이 확대되면서 배달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들이 사라지면 MP그룹의 경영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로써 미스터피자가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비즈한국’은 MP그룹 측의 입장을 들으려 노력했으나, MP그룹은 ‘비즈한국’의 연락을 회피했다. 그 대신 ‘비즈한국’은 지난 3일 김홍연 MP그룹 대표이사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에게 공지한 사과문을 공개한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동안 본사를 믿고 함께 해주시는 모든 미스터피자 가족들에게 감사 말씀 드리며, 이번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해 그 누구보다 걱정을 많이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본사는 이번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에 대해 불합리함을 적극 알리고 모든 조치를 강구할 방침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본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상장 유지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업계에서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특히 2017년 500억여 원에 달했던 금융 부채로 겪었던 경영난을 수익 개선과 재무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 10월 금융 부채를 100% 상환, 채무 부담을 해소함으로써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부디 동요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12. 3
주식회사 MP그룹
대표이사 김홍연 드림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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