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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외환위기·금융위기 버틴 '안전가옥'의 비밀

부모 세대의 '실수요 투자' 벤치마킹해야… 무리한 대출 피하고 입지 공부가 우선

2018.12.03(Mon) 11:29:18

[비즈한국]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금융위기를 예측한 국내 경제 전문가는 몇 명이나 될까? 아무도 없었다. 적어도 공식적인 매스컴을 통해서 나타난 결과는 그렇다. 세계 최고의 경제 강국인 미국도 전혀 대비를 못 한 상황이었으니 국내 상황이야 말할 것도 없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대한민국 사상 최고의 부동산 호황기였다. 2007년을 분기점으로 부동산 침체가 시작될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시행착오를 준비할 경험치가 전혀 없는 시장이었기 때문에 이를 준비할 대책이나 전문가도 없었다. 정부, 금융권, 기업도 속수무책이었으니 부동산 투자자는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묻지마 투자’를 한 사람은 지옥 같은 나날이었을 것이다.

 

부모 세대는 안전가옥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집 한 채로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버텼다. 사진=고성준 기자

 

엄청난 경제적 혼란 속에서도 큰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경제 전문가도 전업 투자자도 아닌 평범한 우리 부모 세대다. 투자, 투기 등에 관심 없이 자기 집 한 채만 갖고 평범하게 살아온 분들은 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안정적으로 보냈다. 

 

부모 세대는 대출이 없는 가구도 많아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급락 속에서도 ‘안전가옥’​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집 한 채로 버텼다. 특히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경우 오히려 재산 가치가 높아졌다. 월세를 받는 경우에는 수익률이 증가했다.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시장 변화와 각 계층의 대응 행태를 통해 네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안전가옥이라 부를 수 있는 대출 없는 집을 소유한 경우 부동산 폭락과 하락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둘째, 전세 혹은 월세 등 임대 형태로 부동산을 소유한 경우(특히 월세라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 셋째, 양호한 입지의 단독주택을 소유한 자는 어떤 시장에서도 늘 승자다. 단독주택은 건물의 가치보다 땅의 가치가 훨씬 크다. 땅의 가치는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상 하락한 적이 없다. IMF 때도, 금융위기 때도 피해가 없었던 유일한 부동산 상품이다. 넷째, 부동산은 결국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부모 세대가 사는 곳은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일 확률이 높다. 입지가 좋은 곳이라는 의미다. 일반적인 생활에 충실하고, 어떻게 하면 가족의 의식주 생활을 제대로 꾸려갈까 고민하다 보니 생활하기 편리한 입지를 자연스럽게 선택했을 것이다. 그 입지 위에 안전가옥을 만들어 리스크가 낮은 투자를 해왔다. 

 

아파트는 아무리 좋은 입지라도 가격이 계속 오르지는 않는다. 전세 가격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전세 시세는 끊임없이 오를 것이라 예상하지만 이미 몇몇 지역에서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위험 증후가 보이는 지역이 눈에 띄기 시작한 지금은 부동산 시장의 블랙스완(발생가능성이 적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 세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첫째,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는다. 생활비를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대출도 금지다. 매수한 부동산의 이유 없는 미래가치 상승을 기대한 것은 아닌지 늘 의심해야 한다. 둘째, 실거주층이 아닌 투자자끼리 매물을 돌리는 시장이 아닌지 체크해야 한다. 지금 가장 핫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라도 당장 그 수요를 받아줄 실수요층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이 아닌 지방의 중소도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인구가 몇십만 명 수준인 지역은 소수 투자층만 집중적으로 매수해도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 

 

실거주 위주의 시장은 절대 폭등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전후로 자연스러운 상승만 있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 가격이 급등하는 시장, 매물이 급격히 축소되는 시장은 묻지마 투자 세력이 들어온 것이다. 호재 없는 지방 소도시의 급등은 대부분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본질에 충실하게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의 본질은 입지이며, 입지의 미래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위험하다. 어떤 시장에서도 입지 공부가 우선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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