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에서 가장 흥행했습니다. 퀸을 사랑했던 일본, 심지어 퀸의 본고장 영국보다도 더 큰 흥행 수입을 낼 정도로 한국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은 대단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은 주기적으로 흥행하는 음악영화가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뮤지컬 ‘겨울왕국’이나 ‘레 미제라블’은 한국에서 더욱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위플래시’ ‘라라랜드’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은 인디 영화에 가까운 사이즈였지만 한국에서 엄청난 돌풍을 몰고 왔습니다.
보통 음악영화라 하면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가족 취향의 뮤지컬과 20~30대 여성 취향입니다. 한국에서 크게 성공한 방식의 영화는 후자라고 봅니다. 두 종류를 모두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뮤지컬 영화는 보통 가족을 대상으로 만듭니다. 휴 잭맨이 직접 진두지휘한 ‘위대한 쇼맨’이 대표적입니다. ‘위대한 쇼맨’처럼 최신 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겨울왕국’이나 ‘레 미제라블’처럼 클래식을 기본으로 합창을 많이 넣은 뮤지컬 특유의 음악을 보여줍니다.
스토리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음악이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플롯이 단순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뭔가 기본적인 분위기, 톤을 잡아줄 수 있는 원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왕국’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레 미제라블’은 원작이 있고, ‘위대한 쇼맨’ 또한 P.T. 바넘이라는 실제 인물의 삶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입니다. 복잡하지 않고, 가족 단위로 볼 수 있는 따듯하고 무난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위대한 쇼맨 (The Greatest Showman) OST - Never Enough.
20~30대 여성 취향의 음악영화는 다양한 음악이 나옵니다. 재즈의 ‘라라랜드’ ‘위플래시’가 대표적입니다. 포크, 팝을 활용한 ‘비긴 어게인’도 떠오릅니다. 기본적으로 인디 계열로 묶을 수 있는 정서의 음악들입니다.
이들은 과거 지향적인 음악이기도 합니다. 최근의 팝 유행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좋았던 예전을 회상하게 하는 음악들, 과거의 멜랑콜리를 회상하게 하는 아련하고 우울한 음악이 주로 나옵니다.
스토리 또한 비슷한 정서를 전달합니다. 도시에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사랑과 일, 도시의 쓸쓸함을 가득 담은 정서의 이야기지요. ‘라라랜드’를 떠올려보면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연애영화이면서도 달콤쌉싸름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라라랜드 OST 중 ‘City of Stars’
‘보헤미안 랩소디’는 기존 음악영화들과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일단 실제 모델이 있습니다. 음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뮤지컬일 수도 있습니다. 그 안의 스토리는 가족영화라기보다는 20~30대에게 소구하는 느낌의 음악일 수 있겠습니다. 퀸의 음악은 당연히 좋았던 시절의 음악이고요. 최근 나온 ‘스타 이즈 본’은 블루스, 컨트리 등의 음악으로 가득하고 젊은 도시 여성의 감성을 가득 담은 영화라 볼 수 있겠습니다.
성공이 반복된다면 필연이라 봐야겠지요. 왜 이런 영화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걸까요? 과거 지향적인 음악을 원하는 사람들은 계속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만으로는 수명이 다했기에 신곡처럼 성공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스토리를 양념으로 넣으면 신선한 음악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복면가왕’처럼 스토리를 넣거나, 혹은 ‘비긴 어게인’처럼 영화 이야기를 만들던가 하는 방식입니다.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에서 팬덤을 찾았듯 영미권의 도시감성과 과거의 음악을 담은 음악영화가 한국에서 꾸준한 팬을 찾았습니다. 언제까지 이 유행이 계속될까요? 언젠가는 한국도 고품질의 음악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될까요? 그때까지는 음악영화 열풍이 한국에서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지향적인 음악과 현대적인 감성이 합쳐져서 만든 새로운 트렌드, 음악영화 열풍이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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