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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종료 앞둔 배민찬 '전화 한 통으로 계약 해지' 갑질 논란

입점업체 "당일에 메뉴 빼고 보름 전에 계약 해지 통보"…논란 일자 종료 때까지 계약 연장

2018.11.20(Tue) 17:59:10

[비즈한국] 최근 급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는 온라인 반찬몰이다. 1~2인 가구 및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온라인 반찬몰이 인기를 끌며 대기업까지 뛰어드는 등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반찬몰 시장이 커짐에 따라 반찬몰에 입점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동반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모바일 반찬 배송 사업 배민찬 서비스가 내년 2월 28일 종료된다. 관계사 중 일부는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배민찬 홈페이지 캡처

 

인기 온라인 반찬몰 중 하나인 ‘배민찬’은 배달앱 업체인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우아한신선들에서 운영한다. 회원 수는 76만 명,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130만 건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바일 반찬 배송 사업 배민찬의 서비스를 내년 2월 28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후 반찬 배송은 배달의민족에 점진적으로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임직원은 물론 거래처 등 관계사에도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사 정리 과정은 벌써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민찬에 반찬을 납품하는 분당의 반찬가게 A 대표는 최근 배민찬 운영사인 우아한신선들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2015년부터 납품하던 거래가 담당자의 전화 한 통으로 종료됐다. A 대표는 “하루아침에 가게가 문을 닫게 생겼다”라며 “7명의 직원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우아한신선들과의 마찰은 지난여름부터 시작됐다. 대표 메뉴 중 하나였던 나물 반찬이 문제가 됐다. A 대표​는 “어느 날 나물 반찬 중 26개가 상했다며 환불 요청이 들어왔다. 확인해보니 배송 차량 내부 온도가 18도까지 올라 있었다”라며 “우선 고객에게 전부 환불처리를 해주고 나서 우아한신선들 측에 ‘차량 고장이다,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대표​는 “그날 이후 우아한신선들은 배민찬 사이트에서 나물 메뉴를 바로 삭제했다. 나물 메뉴는 우리 가게 대표 메뉴라 매출에 타격이 컸다”라며 “본사를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려 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우아한신선들 측의 배송 사고임에도 아무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일방적인 반찬 메뉴 삭제는 계속됐다고 A 대표​는​ 말했다. “어느 날 전화가 와 ‘OO메뉴는 빼겠다’며 통보하는 식이었다. 닭볶음탕 메뉴는 주문량이 꾸준해 미리 재료를 준비해놓는 편인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당일부터 메뉴가 삭제됐다. 미리 준비한 재료를 쓸 수 없게 됐다.” 

 

A대표가 보여준 일일 주문건수(왼쪽). 해지 통보 이전 물량(오른쪽 종이)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이유는 우아한신선들에서 미리 예약된 주문만 처리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계약 해지 통보 역시 전화 한 통이 전부였다. 14일 저녁 우아한신선들 측은 A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11월 말까지만 납품하라’고 통보했다. 당장 보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앞길이 막막했는데, 황당하게도 바로 다음 날부터 주문량이 달라졌다. 평균 300개 이상을 유지하던 주문수가 15일부터 10여 개 내외로 줄어든 것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배민찬 사이트를 확인하니 자사의 모든 메뉴가 주문 불가 상태로 바뀌어 있었다. 

 

A 대표는 “기존에 정기배송으로 예약을 해둔 고객들의 주문만 남은 상태”라며 “우아한신선들 측은 11월 말까지 시간을 준다고 해놓고 통화 후 즉시 주문을 막았다. 지금은 예약된 주문건만 처리하도록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주문이 막혀 7명의 직원이 출근해 겨우 몇 개의 반찬만 만들고 있다. 오늘 주문은 세트메뉴 3개가 전부다. 정리할 시간을 얼마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한숨을 쉬었다. 

 

20일 주문량의 전부. 7명의 직원들은 일거리가 사라져 당장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 사진=박해나 기자


이에 대해 우아한신선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으나 관계자는 답변을 회피했다. 담당자는 “현재 다른 업무로 바빠 해당 이슈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업체 측의 항의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우아한신선들 측은 ‘​비즈한국’​이 취재에 나선 이후 태도가 달라졌다. A 대표​에 따르면 최준영 우아한신선들 대표는 19일 A 대표를 회사로 불러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음날에는 11월 말로 종료 예정이던 계약기간이 2월 28일 배민찬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지로 연장됐다는 연락을 ​우아한신선들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20일 오후부터 배민찬 사이트에서는 ​이 업체의 반찬을 다시 주문할 수 있게 바뀌었다.

 

A 대표는 “배민찬에 납품하며 물량을 맞추기 위해 기존의 거래선을 모두 정리했고, 반찬에 머리카락이라도 들어갈지 모르니 방문 손님도 받지 말라는 요구까지 받아들여 아예 손님이 끊긴 상태였다”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소상공인에게 갑질을 하는 일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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