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총괄 2년의 경력이 전부인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이 올해도 고배당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24일 영풍제지는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다고 공시했다. 영풍제지의 배당은 시가배당율 10.54%로 기준금리 2.5%의 4배로 12월 결산법인사업체 중 시가배당 1위를 차지했다.
영풍제지의 이번 총배당금은 36억원으로 노미정 부회장은 55.64%인 123만주를 보유 24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 해 보다도 감소했는데도 2년 연속 고배당을 실시한 것. 영풍제지는 작년에도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실시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영풍제지는 2013년 943억원의 매출액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액 16.8% 감소, 영업이익은 78%나 감소한 실적이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라이너지 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사 급여, 직원보다 3배 많아
영풍제지는 고배당 외에 등기이사의 고임금 지급에 대해서도 논란이 됐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경영진의 고임금 인상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회계장부열람을 청구하기도 했다.
영풍제지의 등기이사는 창업주인 이무진 회장과 그의 35세 연하의 부인 노미정씨 등 2명이다. 영풍제지는 2013년 1분기(1월부터 3월)까지만 해도 회장 부부에게 매월 598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노미정부회장이 경영총괄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영풍제지의 임원 보수액에 변화가 생겼다. 영풍제지는 지난해 2월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사 선임 및 임원의 보수 승인건을 상정했다. 주총에서 노미정씨는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등기이사의 연 보수 한도를 40억원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영풍제지는 이무진 회장 부부에게 1월부터 9월까지 1인당 11억3500만원, 월1억20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는 직원 평균급여 4100만원보다 3배 많은 것. 등기이사의 급여 인상률만큼 직원들의 급여는 인상이 됐는지 궁금한 부분이다.
이무진 회장 부부가 회사로부터 받는 급여는 업계 최고 수준인 한솔제지 임원의 평균 월급여 4600만원보다 7400만원 많다.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면 오너 및 등기 임원들이 연봉을 많이 받는 것은 당연지사다. 반대로 이익이 감소했는데도 오너의 연봉이 증가했다면 비판의 소지가 있다. 실제로 영풍제지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장 부인의 급격한 임금 상승에 대해 박탈감을 느끼거나 불평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실적이 예전 같지 않은데 회장의 특수 관계인만 ‘억’ 소리 나는 연봉을 챙겨가는 것이 옳은처사냐는 것.
영업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의 고액 임금에 대해 업계에서는 노미정 부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소액주주 “임원 보수한도 낮춰야”
2012년 12월 이무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영풍제지 지분 51.28%를 모두 부인에게 증여했다. 노 부회장의 지분은 55.64%로 늘어나 최대 주주가 됐다. 노 부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100억원이 넘는다. 이를 납부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을 거라는 얘기다.
업계에선 이무진 회장의 보수 인상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회장이 골판지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 하지만 노미정 부회장의 경우는 다르다. 공시에 의하면 노 부회장의 전 직업은 전문심리상담사로 제지업계의 경력이 전무하다. 과거 CEO로 일한 경력도 없다. 이런 점을 들어 경력이 일천한 임원을 회장 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친 고임금을 준 것은 결과적으로 회영풍제지 관계자는 “부회장님은 본사와 공장을 오가며 경영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 부회장의 보수 인상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영풍제지는 등기이사의 고임금이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되자 이사회안으로 제안한 20억원 대신 소액주주가 제안한 이사 보수 5억원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