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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아마존이 부동산 양극화를 조장한다?

대도시로 IT 기업 몰리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일조…제조업 쇠퇴로 시골은 무너져

2018.11.13(Tue) 09:38:07

[비즈한국] 부동산은 가장 큰 사회 이슈 중 하나일 겁니다. 땅값이 비싼 곳은 한없이 가격이 올라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동산들을 혁신기업이 양극화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도시들끼리 경쟁이 붙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존이 제2의 헤드쿼터(본사)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헤드쿼터로 선정된 도시는 당장 5만 명의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건설 예정인 건물은 33개, 건설비는 50억 달러(약 5조 6800억 원)가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아마존은 미국과 캐나다의 도시 후보 약 20곳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이 발표한 두 번째 헤드쿼터 후보지. 사진=아마존


‘뉴욕타임스’​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아마존은 두 곳으로 헤드쿼터를 나누기로 결정했습니다. 뉴욕주의 롱아일랜드시티(Long Island City)와 버지니아주의 크리스털시티(Crystal City)가 그곳입니다. 각각 뉴욕시와 워싱턴 DC의 근교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왜 아마존은 결국 ‘뻔한’ 뉴욕과 워싱턴 DC에 둥지를 틀었을까요? 시카고부터 테네시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구애를 했지만 인재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인재 수급을 위해 대도시에 본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관련 기사 These cities are finishing strong as Amazon narrows down choice for new headquarters).

 

IT 기업에서는 사람이 전부입니다. 좋은 인재는 대학, 문화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있는 곳에 몰리기 마련입니다. 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대도시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좋은 인재가 다른 좋은 인재들과 소통하며 얻는 부가적인 이득도 큽니다. IT 인재가 다른 회사의 IT 인재들과 이야기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성장하면서 더 좋은 인재가 됩니다. 이미 좋은 인재가 있는 기업일지라도 다른 IT 기업이 있는 대도시 근처에 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물론 인재가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로비’라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가장 큰 유통 사업자이자 가장 큰 클라우드 사업자입니다. 여기에 미국 언론사 ‘워싱턴포스트’​를 가지고 있으며 오디오 스피커 업계에서도 1인자입니다. 그 외에도 전자책부터 영상 스트리밍까지, 아마존이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서비스가 너무도 많습니다.

 

어쩌면 아마존은 ‘반독점법’이라는 법에 의해 쪼개져야 하는 기업일지도 모릅니다. 아마존과 그 수장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이를 막으려 할 겁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로비겠지요.

 

아마존을 이끄는 제프 베조스. 사진=연합뉴스


로비를 위해서는 결정권자와 가깝게 지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정권자가 있는 워싱턴 DC 근처에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제프 베조스를 위해서라도 아마존은 워싱턴 DC에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아마존의 결정은 혁신기업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줍니다. IT 기업은 사람이 전부입니다. 사람은 뭉칠수록 더 많은 정보를 교류하고, 더 빠르게 성장합니다. 자연스럽게 인재는 다른 좋은 인재가 있는 지역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 결과는 부동산 가치의 양극화입니다. 대표적으로 실리콘밸리나 샌프란시스코가 있습니다. 혁신 기업과 IT 인재가 블랙홀처럼 모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부동산 가치도 폭등했습니다. 연 1억 원가량의 수입이 없으면 방세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수준이 된 지 오래입니다.

 

반대편인 시골은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심 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하면서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그 분노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큰 해답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대도시는 교육과 인재를 점점 더 많이 가져가고, 개인은 좋은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에 가거나 시골에서 정보와 인프라 부족으로 시대에서 뒤처집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대도시가 언제나 혁신의 중심이었고, IT와 금융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일수록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IT와 금융이 대도시 아닌 곳에서 융성한 사례는 찾기 힘듭니다.

 

지역 균형 발전은 사회 문제 중 하나입니다. 산업은 대도시를 필요로 하는데, 대도시가 아닌 지역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저는 그 해답을 모르지만 문제를 직시해야 해결책 또한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IT 기업과 대도시의 관계를 보여주는, 아마존의 두 번째 헤드쿼터 이야기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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