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를 시작하는 3분기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또다시 1분기 만에 떨어져 대책마련이 시급해 졌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247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4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가 전 분기보다 8포인트 떨어진 ‘103’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전망치가 예상외로 하락한 것이다.
◆내수부진이 원인, 세계경기 약하지만 회복 조짐
2011년 4분기 이후 줄곧 기준치(100)를 밑돌았던 BSI는 올해 2분기 큰 폭으로 상승,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이후 극심한 내수부진과 환율하락에 따른 원화강세에 대한 우려로 1분기 만에 다시 하락, 기업들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3분기 BSI가 기준치인 100을 넘어 경기회복 기대는 유지하고 있다는 점. 통상 기업체감경기를 뜻하는 BSI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 자제 분위기와 여행?숙박업 등 서비스업의 어려움으로 전반적 경제 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면서 “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세월호 사고의 경제적 충격이 점차 해소되고, 세계경기도 미약하나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대한상의 경제자문위원)은 “과거 대형사고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성이 높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과 이번 BSI결과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도 우리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았다.
◆BSI수치, 산업 전반에서 모두 하락
권역 별로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경기전망지수가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호남권(108)은 하반기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종의 업황 개선 기대로 전체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동남권(106)은 美?EU 경기회복에 따른 조선, 철강,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증가 기대로 100은 넘었다. 또 충청권(105), 수도권(103), 제주도(103), 강원권(100)도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수출기업이 많은 대경권(96)은섬유산업 부진 지속과 중국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100을 하회했다.
한편 기업들이 3분기 기업경영 애로요인으로 생각하는 요인들로는 ‘내수 및 수출 등 수요부진’(40.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금난’(19.4%), ‘환율불안’(17.1%), ‘인력난’(14.6%) 등을 지적했다. <‘기타’ 8.6%> 이와 함께 정부에게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경기활성화’(42.4%), ‘자금난 해소 지원’(23.3%), ‘인력난 해소 지원’(11.7%), ‘환리스크 관리 지원’(11.3%) 등을 차례로 꼽았다. <‘기타’ 11.3%> 이에 따라 商議 자문단은◆하반기 산업 키워드, 중국 경제둔화와 내수진작
상의 자문단 41명(33명 참여, 6.2~5)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제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대외적으로 ‘중국 경제둔화’(8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미국 금리인상 시기’(54.5%), ‘선진국-신흥국 경제 디커플링’(42.4%) 순으로 답했다. 이와 함께 대내 키워드로는 ‘내수부진’(75.8%), ‘원화강세’(45.5%), ‘가계부채 증가’(33.3%), ‘부동산시장 침체’(24.2%), ‘노사갈등’(9.1%) 순으로 답했다. <복수응답>
이에 따라 하반기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국내 산업정책으로 ‘내수 진작’(69.7%)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일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골이 깊고, 금융권 부실화와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각종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경기 회복세에 대한 낙관을 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내수진작과 함께 정책에서 최우선 해야 할 부분은 ‘규제개혁 지속’(51.5%), ‘가계부채 관리’(33.3%), ‘환율안정’(24.2%), ‘부동산시장 활성화’(9.1%), ‘노사갈등 조정’(9.1%) 등을 차례로 꼽았다. <복수응답>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신흥국 불안 등 대외 위험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부진과 원화강세 여파로 3분기 기업체감경기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회복세를 견고히 하는 정책노력과 함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제혁신에 다시 몰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BSI수치 하락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책 입안자들의 선제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고 경제회복에 대한 정책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