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 세대이자 디지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세대다. 우리는 나름대로 이 세대를 WWW세대라고 부르기로 했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8’ 오후 세션에 등장한 심대기·심효준 대기앤준스튜디오 공동대표는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강의에서 이렇게 정의했다. 이들은 지난해 세계적인 디자인 상인 레드닷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두 대표는 소비력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패러다임을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판세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성공한 사례는 많다. 우리는 실패한 사례를 보여주고 싶다.” 심대기·심효준 공동대표는 실패 사례를 통해 역설적으로 성공 전략을 보여줬다. 먼저 버버리의 예를 들었다. 1850년대에 시작한 영국 대표 명품 버버리는 영국의 기후에 적합한 트렌치코트로 큰 인기를 얻었다. 영국 왕가에서 애용하는 브랜드로 각인되면서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영국의 젊은 노동자계층인 차브(Chav)들이 버버리를 조롱하며 그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고 한다.
두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조롱하고 비웃는다. 버버리를 희화화하는 각종 동영상과 사진이 인기를 끌면서 버버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버버리는 급기야 브랜드의 상징이던 체크무늬의 비중을 10%로 낮추는 등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2017년에는 아예 차브족을 겨냥한 새로운 방식의 버버리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프라다 역시 차브족의 타깃이 됐다.
또 다른 실패 사례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에 실패한 코닥이 등장했다. 심대기·심효준 대표는 “코닥의 디자인은 계속 바뀌었지만 브랜드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점차 필름이 팔리지 않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필름 생산량을 유지했고, 코닥은 결국 2012년 파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닥은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인해 120년의 역사가 막을 내리는 비운을 겪었다.
두 대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변화의 과정이 점차 쌓여온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색다른 패러다임이 이전의 이론을 교체해버린 것(토마스 쿤의 이론)”이라며 이는 비교 불가한 대상이며 인식은 물론 접근과 해결방식까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의 틀이 바뀌면서 한 시대의 패러다임은 사라지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지 못한 기업은 망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패러다임의 어원인 파라데이그마(Paradeigma)는 틀, 모델, 패턴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다. 한 시대의 관념과 인식체계를 뜻한다. 심대기·심효준 공동대표는 “현상과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면 패러다임이 달라진 것이고, 패러다임이 달라졌다면 관점까지 바뀐 것”이라면서 “현상을 바꾸지 못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빨리 적응하고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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