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딩 전문가 10인이 브랜드 동향 및 전략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인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8’에서 다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지윤 JiyounKim스튜디오 대표가 던진 질문이다.
‘산업 디자이너가 이야기하는 브랜드’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대표는 “신입 디자이너 시절 항상 아름다운 디자인만을 갈구했다”며 운을 뗐다. 디자인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보기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을지, 그래서 어떻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결과적으로 안 팔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찾은 답은 ‘생각의 전환’이었다. 그는 “브랜드나 상품 디자인을 개발해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니 힘들고 성과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브랜딩과 디자인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달라졌다”며 “사람마다 인상이 다르고 그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듯 의도한 대로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얼굴, 옷차림, 말투를 만드는 것이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상이 만들어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시각적인 요소다. 한눈에 보이는 정보는 거부할 수가 없다.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다. 그게 디자인의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본으로 한 디자인’도 강조했다. 깊이 있는 이야기가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던질 때 소비자들이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보통의 제품 개발 과정을 보면, 가장 먼저 상품기획팀에서 기획하고 그 기획을 바탕으로 디자인·설계·개발한다. 그다음에 생산하고 마지막으로 마케팅 단계로 넘어온다”며 “마지막 단계가 숙제다. 다른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도 완전히 다른 제품처럼 여겨지도록 프레임을 짠다. 새로운 제품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도가 이미 제품이 다 만들어진 뒤에서야 나오는 것이다. 결국 단계별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고, 소비자의 반응도 못 이끌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이슨의 사례를 설명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다이슨 청소기는 강력한 힘을 통해 청소기 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의도로 만들어졌다”며 “다이슨 이전의 청소기들은 다른 디자인 언어를 추구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할 정도로, 자동차와 비슷한 디자인이 대부분이었다. 다이슨은 강력한 모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결국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고, 현재 대부분의 청소기 회사가 다이슨과 비슷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다이슨처럼 언제나 이런 명쾌한 기술적 우위를 가질 순 없다.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기를 늘 가지고 있진 않다는 것”이라며 “커뮤니케이션에 디자인의 중심이 놓여야 한다. 디자인은 그 자체가 독립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디자인의 요소와 속성을 의도와 기획 단계부터 반영해 이야기하려는 의도를 모두 포함하는 역할이다. 소비자까지 일관된 경험으로 이어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대표는 KT&G 전자담배 릴, 한진 제주퓨어워터, 한강예술공원 도깨비스툴, LG 시그니처, LG AKA 등의 브랜드 및 제품 디자인을 구축했다. 유즈툴컴퍼니(Usetool Compan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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