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30주년을 맞은 88서울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 ‘호돌이.’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얼굴을 책임졌던 귀여운 호랑이는 이 사람 손끝에서 탄생했다. 김현 디자인파크 고문이다. 그가 17일 열린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18’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열강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호돌이 아빠’ 김현 고문은 한국 디자인계의 산 역사이자, 대부로 통한다. 서울올림픽 마스코트뿐만 아니라 1993년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 삼성라이온즈·LG트윈스 등 프로야구구단 마스코트를 디자인했고, 청와대·서울시 등 주요 정부기관‧지자체와 LH·KOTRA와 같은 공공기관 로고를 제작했다. LG가 럭키금성으로 사명을 바꾸고 로고를 새로 만드는 작업 등 국내 기업 500여 곳의 브랜드 프로젝트가 김 고문의 손을 거쳤다.
호돌이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한 김 고문은, 50년간 디자이너로서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며 브랜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고문은 “호돌이 디자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상모끈이다. 옷을 입히면 호랑이 대표 특징인 무늬가 가려져 소도구를 활용하기로 했고, 상모가 결정됐다”며 “상모끈의 활용도가 높았다. 서울의 이니셜인 ‘S’ 형태로 그리거나, 동그랗게 돌려 양궁 과녁 형태로 만드는 등 상모끈 하나로 여러 가지를 설명할 수 있었다. 결국 호돌이의 핵심은 상모끈 디자인에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과 브랜드는 비슷한 점이 많다. 생각하고 계획하는 게 첫 번째다. 조사하고 분석하는 게 그다음”이라며 “이 과정에서 쌓인 많은 자료와 아이디어에서 핵심을 찾고 방향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이든 브랜딩이든 이 과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연 내내 다양한 예시와 날카로운 지적을 섞어 브랜드 디자인 과정을 설명한 김 고문은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제품, 행사, 개인, 국가 모두 ‘나’다. 브랜딩이랑 나를 바로 알고 바람직하게 알리는 것이다. 장점과 단점이 어떤 것인지, 현재 서 있는 곳과 미래에 가야 할 곳,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하려면 빨리, 그리고 많이 했으면 한다. 나는 젊은 시절 공모전에만 35번 떨어졌다. 그때 떨어지는 건 아무한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뒤늦게 실패할수록 피해가 크고 되돌리기가 힘들다. 같은 실수만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재산이 될 것”이라며 “보통 브랜드는 타인에게 알리는 데 집중하지만, 나 역시 브랜드다. 과연 나의 인생 디자인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남을 아는 건 지혜지만 나를 아는 것은 깨달음”이라고 전했다.
문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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