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경찰이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 CJ그룹 회장 친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그동안 ‘비즈한국’이 단독보도를 통해 제기한 의혹들은 경찰 조사에서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16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재환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 15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회삿돈으로 시가 25억 원 상당의 요트를 사들이고 개인 비서들의 월급을 지급하는 등 총 36억 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의 요트는 세계 3대 명품 요트 제조업체로 꼽히는 영국 선시커(Sunseeker)사에서 제작했다. 이 대표가 직접 국내 유명 요트유통업체를 통해 요트를 제작·구매했다. 올해 4월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고 같은 달 19일 김포 선착장에 도착했다.
2016년 구입 계약 당시부터 올해 5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명의를 등록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대표가 회삿돈으로 구입하면서 문제가 될 것을 염두하고 명의 등록 없이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표의 요트는 지난 7월 3일 ‘비즈한국’이 단독 공개했다(관련기사 [단독] '횡령·배임 혐의 이재환' 호화 요트·캠핑카 실물 공개).
이 대표는 개인 비서와 마사지사, 헬스 트레이너 등의 급여를 회삿돈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직원들을 서울 강남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 별도로 마련된 방에 출근하게 하고, 회사 업무와 관계없는 허드렛일을 지시하면서도 이들을 CJ제일제당, CJ파워캐스트, CJ ENM 등 CJ그룹 계열사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지인 등의 소개로 채용한 일부 직원의 초봉은 CJ그룹 전체 계열사의 평균 신입 연봉보다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삿돈으로 캠핑카와 명품 수입차량, 개인 물품 등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캠핑카를 포함해 현재 이 대표가 운용할 수 있는 차량은 총 21대. 마이바흐 62 제플린, 페라리, 포르쉐 카이엔, 재규어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SLS, SL65, 폭스바겐 등이다. 그 밖에 고가의 오디오 스테레오 세트, 피규어, 요가매트 등의 개인 물품 역시 회삿돈으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CJ파워캐스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일부 개인 비서와 CJ파워캐스트 소속 임직원이 회삿돈 유용에 관여했지만 모두 이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직전 이들은 휴대전화 자료를 모두 삭제했으나 경찰은 디지털 복구 작업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 일부가 이 과정에서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소액 물품은 회삿돈으로 구입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대부분의 혐의는 부인했다.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들과 증거를 종합하면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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