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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는 MB 건데…' 경영권은 조카 이동형 쪽으로?

MB 측근 분류 강경호 대표 사임 후 임원 셋 모두 '친이동형'으로 채워져

2018.10.10(Wed) 10:29:08

[비즈한국] 지난 5일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다스(DAS) 비자금 횡령,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5년 및 벌금 130억 원을 선고받은 가운데 다스 경영권의 행방이 주목받고 있다. 법원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인정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본인의 것으로 하려면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반환 민사소송을 벌여야 한다. 현재 다스 주주는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씨(47.26%),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 씨(김재정 씨의 아내, 23.6%)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스 후계 구도가 이동형 다스 부사장으로 굳어지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지난 7월 다스 이사진에 변화가 있었다. 이상은 씨와 다스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던 강경호 씨가 사임하고 송현섭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새로운 다스 대표로 취임했다. 앞서 3월에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다스 전무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됐다.

 

강경호 전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는 5일 법원 판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판결을 맡은 정계선 부장판사는 “강경호 전 대표 등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이상은 다스 대표의 아들) 몰래 이시형 씨의 승계 작업을 검토한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과 문서 등이 다수 증거로 제출돼 있다”며 “강 전 대표와 이시형 씨가 이동형 부사장 몰래 이상은 대표의 지분을 이시형 씨에게 증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를 검토한 바 있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가 물러난 것을 놓고 사정기관에서는 크게 두 가지 해석을 내놨다. 첫째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와 관계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측근인 강 전 대표를 퇴임시켰다는 것. 둘째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이상은 대표 측이 다스의 경영권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이상은 씨와 다스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던 강경호 전 다스 대표가 사임하고 송현섭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새로운 다스 대표로 취임하는 등 다스 이사진에 변화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신임 송현섭 대표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공장장 출신으로 2010년 6월 현대자동차를 퇴사했다. 현대자동차 임원 출신이 다스 대표로 취임하는 게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련 협력사에서는 현대자동차 출신 임원들을 선호한다”며 “현대자동차의 노하우를 본인들 회사에 접목시키기 위해 영입하는 경우는 흔하다”고 전했다.

 

송현섭 신임 다스 대표이사. 사진=비즈한국DB


그러나 송 대표의 행보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송 대표는 2009년 말까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에서 공장장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이동형 부사장은 다스 인도 법인을 총괄하면서 송 대표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송 대표는 이미 퇴사한 사람이기에 자세한 행적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뿐만 아니다. ‘비즈한국’은 이동형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다스 하청업체 에스비글로벌로지스 경주지점이 올해 1월 경주시 천북면에서 경주시 외동읍으로 옮긴 사실을 단독 확인했다. 천북면 건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매제인 김진 전 다스 총괄부사장이 설립한 회사 한양실업(옛 세광공업) 소유다. 이시형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다른 협력업체 에스엠도 같은 천북면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진 전 총괄부사장은 그간 이시형 씨를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에스엠의 대표이사는 김진 전 총괄부사장이고, 이시형 씨는 에스엠 사내이사로 있다. 재판부가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판단한 근거 중 하나로 ‘다온의 다스 자금 차입과 관련해서 아버지께 보고 후 지침 승인 바란다’​는 김진 전 부사장의 문자메시지를 들었다. 

 

에스엠은 2016년 6월 다스 하청업체 다온을 인수했고 이후 다온은 다스로부터 약 100억 원을 차입했다. 이에 대해 김진 전 총괄부사장은 이시형 씨에게 “조속히 상세하게 아버지(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 후 지침 승인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에스비글로벌로지스가 사무실을 이전한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동형 부사장의 회사가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진 전 총괄부사장 건물에서 나오면서 물리적으로는 멀어졌다.

 

현재 다스의 사내이사는 이상은·송현섭 공동대표, 이동형 부사장 세 명이다.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이동형 부사장과 가까운 사람들이고 한때 다스 전무였던 이시형 씨는 다스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반대로 다스 내에서 이동형 부사장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다. 향후 이 전 대통령이 민사소송을 통해 다스의 지분을 반환받지 않는 한 다스의 후계자는 이동형 부사장이 유력해 보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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