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번엔 쌍용자동차가 기아자동차에 ‘선빵’을 날렸다. 10월 8일 월요일 기아차가 모하비 2019년형을 출시하기 직전인 10월 4일 목요일 G4 렉스턴 2019년형 미디어 시승 행사를 대대적으로 가진 것. G4 렉스턴 출시일은 8월 23일이지만, 6주가 지난 뒤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연 것이 의미심장하다.
후륜구동 기반, 프레임 보디, SUV(스포츠 유틸리치 차량)라는 점에서 G4 렉스턴은 모하비의 유일한 경쟁자다. 쌍용차에 따르면 G4 렉스턴이 나오기 전인 2015년 국내 대형 SUV 점유율은 모하비 78%, 렉스턴 W 22%였다. 그러나 올해는 G4 렉스턴 60%, 모하비 40% 구도다. 쌍용차가 현대·기아차를 이기는 유일한 카테고리인 만큼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비결은 G4 렉스턴의 공격적인 가격이다. 모하비는 4138만~4805만 원이지만, G4 렉스턴은 3448만~4605만 원이다. 엔트리급에서 690만 원의 차이가 난다. 기아차는 ‘국내 유일 디젤 3.0 엔진 대형 SUV’로 모하비를 어필하고 있다. G4 렉스턴은 2.2 디젤 엔진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 2019년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을 대폭 감소시키는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를 적용해 2019년 9월 시행되는 배기가스규제(유로6D)를 만족시켰다. 그 외에도 내·외관 디자인 개선과 편의장치 추가를 통해 상품성을 높였다.
프레임 보디 방식은 사다리 모양의 강철 프레임에 엔진·변속기·서스펜션 등을 장착하고, 탑승공간은 별도의 골격으로 만들어 프레임과 합쳐진다. 오래 전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최근엔 탑승공간과 프레임을 하나의 뼈대로 만드는 모노코크 방식이 일반적이다. 재료의 강성이 높아지고 섀시 설계 기술이 발달해서다. SUV의 명가 랜드로버조차 모든 차량을 모노코크로 만든다. 국내 승용차(세단·SUV·해치백·왜건) 중 프레임 보디는 G4 렉스턴과 모하비뿐이다.
프레임 보디는 강성은 뛰어나지만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흔히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엔 모노코크의 강성이 높아지고, 프레임 보디의 승차감이 개선돼 그 차이는 많이 좁혀졌다. G4 렉스턴엔 신규 개발 방진고무를 적용한 10개의 보디 마운트와 펠트 소재 휠하우스 커버를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잡았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 또한 많이 잡아서 저속 및 고속 주행에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돼 승차감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대형 SUV에 걸맞게 실내 공간도 널찍하다. 디자인 만족도, 정비성을 제외하면 경쟁 차종과의 차이는 많이 줄었다.
쌍용차는 e-XDi220 LET 엔진을 코란도C,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에 사용하고 있는데, G4 렉스턴을 위해 최적화 및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변속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하며 연비는 복합 10.5km/l(2WD, 자동변속기 기준)다.
몇 년 전만 해도 쌍용차 변속기는 N(중립) 모드에서 D(주행) 모드로 옮긴 뒤 1~2초 기다렸다 가속페달을 밟아야 했을 정도로 반응이 더뎠지만, 이런 모습은 거의 없어졌다. 2015년 티볼리 출시 이후 쌍용차는 기술적·감성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최근 유튜브에 정비사들이 올리는 정비 영상들을 보면 쌍용차의 정비성이 악명 높은 편이다. ‘쌍용차 4번 인젝터 무조건 뽑아 드립니다’라고 홍보하는 정비소도 있다. 인젝터 개스킷(동와셔) 노후로 누출된 엔진오일과 카본이 굳는데, 유독 쌍용차 인젝터가 빼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엔진오일·냉각수 등만 주기적으로 잘 교환하면 되는 가솔린 엔진과 달리 디젤 엔진은 흡기 매니폴드와 EGR(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의 카본 제거, DPF(디젤 파티클 필터) 클리닝, 인젝터 클리닝, 인젝터 개스킷 교환을 최소 5만km마다 해줘야 한다. 디젤 엔진은 효율이 높은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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