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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T-50A가 미 공군 고등훈련기가 안 된 3가지 이유

평가 앞선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 제치고 보잉-사브 컨소시엄 선정

2018.09.28(Fri) 14:29:35

[비즈한국] 세기의 훈련기 사업이었던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의 승자가 발표되었다. 미 공군은 9월 27일(현지시각) 공군의 차기 훈련기 사업 대상자로 보잉사를 선정했으며, 92억 달러(약 10조 원) 상당의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2파전으로 전개되던 이번 사업에서 미 공군은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실상 2파전으로 전개됐던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서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떨어지고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선정되었다. 사진=보잉

 

# 가격 앞에 장사 없다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은 애초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의 T-50A의 우세가 예상되었다. 특히 T-50은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을 의식해 개발 단계부터 초음속 비행 능력을 갖게 만들어졌다. 이 밖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총 200대 넘게 운용되며, 기본형인 T-50을 포함해 네 종류의 파생형 기체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성능과 가격 면에서 다른 후보기종들을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항공기는 125대, 시뮬레이터는 74대를 추가로 더 제공하기로 하는 파격적 조건을 내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보잉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 공군이 보잉-사브와 계약한 금액은 92억 달러로, 당초 미 공군이 책정한 160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68억 달러(약 7조 원)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항공기는 125대, 시뮬레이터는 74대를 추가로 더 제공하기로 하는 파격적 조건을 내건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KAI-록히드마틴 측은 미 공군 예산인 160억 달러에 근접해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 T-50 한계 드러나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체에 있다. 특히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만든 보잉 T-X는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딱 맞춰 새로운 고등훈련기로 개발했다. 특히 3D 프린팅과 복합소재를 대량으로 사용하여 제작비용을 크게 낮추었다. 여기에 방산관계자들에 따르면 보잉과 사브 간에도 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열한 협상이 진행됐다. 

 

T-50은 초음속 비행에 경공격기 임무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수명 주기 비용이 다른 고등훈련기에 비해 높다는 단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사진=록히드마틴


반면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가격문제 때문에 내부적으로 이런저런 불화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T-50A는 1990년대 기술로 개발된 훈련기로 보잉 T-X에 비해 제작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더해 T-50은 초음속 비행에 경공격기 임무까지 가능하게 만들어져 수명 주기 비용, 즉 장비를 개발, 획득, 운영, 도태 시까지 소요되는 전체 비용이 다른 고등훈련기보다 높다는 단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의 고등훈련기 사업에서도 수명 주기 비용이 경쟁기종에 비해 높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때문에 최근 T-50의 수출도 고등훈련기보다는 경공격기 용도로 판매되고 있다.

 

# 수주에 도움 안 된 ‘메이드 인 코리아’ 강조

 

지난 2015년 12월 17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T-50A 공개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까지 하며 떠들썩한 잔치를 벌렸지만, 사실 방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다. 특히 가격과 성능 등 조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가급적 자국업체에게 우선권을 주는 미군 사업을 모르고 어설픈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반면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사브는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스웨덴 정부나 사브는 가급적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았고 보잉사가 전면에 나서 활동했다. 

 

이제는 T-50을 어떻게 ‘경착륙’시킬 것인가를 두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록히드마틴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 실패로 KAI의 대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T-50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KAI는 국내 방산업계에서 성장기반이 가장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대형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형 전투기사업(KFX), 소형무장헬기(LAH), 정찰위성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T-50을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가를 놓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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