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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주기설 실화?' 2020년 금융위기설 따져보니

1997, 2008 이어 JP모건·루비니·버핏 경고…임금 증가, 남북 문제도 변수

2018.09.21(Fri) 14:43:43

[비즈한국]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돌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20년 전후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 올해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환율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점과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 2020년 글로벌 금융위기설

 

지난 13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JP모건이 2020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경제 확장 기간, 경기 침체 지속 가능성 등을 토대로 한 모델을 통해 이와 같은 분석을 내놨다.

 

JP모건은 2020년 미국의 주가가 약 20% 떨어지고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약 1.1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에너지 가격이 35%, 금속 가격이 2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의 경우에는 주가가 48% 떨어지고 통화의 가치는 14.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사진=누리엘 루비니 SNS


금융위기를 예상하는 곳은 JP모건만 있는 게 아니다. 14일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마켓워치’에 ‘2020년까지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10가지 이유’라는 글을 기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가 과열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한 점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유럽 등과의 무역 분쟁이 느린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끈다는 점 △미국과 글로벌 주식 시장이 거품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역시 12일 CNBC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는 한 번 더 올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등은 2020년 올 금융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는 강도가 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금융위기 자체가 반가운 일은 아니다.

 

# 한국의 경제 전망도 비관적

 

한국 경제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일 한국의 2018년 경제성장률을 2.7%, 2019년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지난 5월 2018년과 2019년의 경제성장률을 모두 3.0%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OECD는 “글로벌 통상 갈등, 신흥국 금융불안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며 “선진국은 확장적 재정정책, 고용 호조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나 무역분쟁 심화, 불확실성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내부 상황으로 인해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8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중국 그림자의 무서움’이라는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임금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며 “1조 1500억 달러(약 1285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어 “중국 산업과의 경쟁과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저성장 인플레이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일본이 경험했던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OECD가 예상한 세계 주요 국가 경제성장률. 자료=기획재정부


LG경제연구원은 2017년 3.1%였던 경제성장률이 2018년 2.8%, 2019년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리포트 ‘국내외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에 앞서 올해부터 하향 흐름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우리 경제를 반등시켰던 반도체 경기의 성장추진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투자와 수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위기에 대한 대비 때문인지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470조 5000억 원으로 올해 428조 8000억 원에 비해 9.7% 늘렸다. 그러나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8월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성장과 고용상황을 모두 보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와 지금은 비교할 수 없다”며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강조된 상황이며 정부가 흡수한 초과세수를 민간에 되돌려주기 위해 확장재정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2020년 금융위기가 오더라도 한국은 내수 시장이 비교적 탄탄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OECD는 20일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호주와 한국의 강한 내수 시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한국은 막대한 재정 완화가 가계 수입과 소비 확대를 증진시켜 올해와 내년 2.7~2.8%의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 북한 변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한다고 해도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하면 아주 큰 타격은 아닐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8년의 경제성장률은 -5.5%, 2009년의 경제성장률은 0.2%였다. 그럼에도 경제가 현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방관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이 와중에 북한 이슈가 변수로 떠오른다.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는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9일 전라북도 군산 고용위기종합지원센터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여건이 되면 빠른 시일 내에 남북 경협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대북사업이 국내 경제에 가져다 줄 이익은 작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리포트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을 통해 “중장기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년에 걸쳐 3단계 통합과정을 거칠 경우 한국은 346조 6000억 원, 북한은 416조 9000억 원, 남북한 총 763조 5000억 원의 경제성장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기업인들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제외하면 대북사업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대북제재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는 대북사업에 한계가 있어 정부 입장에선 대북제재 완화와 민간기업 설득이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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