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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골프공 날벼락' 범인은 미군부대

용산가족공원 인근 미군부대 골프장 그물 구멍…용산구청 "빠른 조치할 것"

2018.09.12(Wed) 14:57:43

[비즈한국]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은 1945년부터 1992년까지 주한미군사령부의 골프장으로 쓰였다. 골프장이 사라진 지 26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하늘에서 골프공이 떨어지는 바람에 이용객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비즈한국’이 그 이유를 알아봤다. 

 

국립중앙박물관 뒤편 담벼락 너머에는 미군부대의 실외 골프연습장이 있다. 그물망에 뚫린 구멍 사이로 골프공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날아오는 터라 이용객들이 부상을 당할 우려가 높다.  사진=유시혁 기자

 

9일 직장인 커플 주 아무개 씨(32)와 최 아무개 씨(28)는 용산가족공원을 찾았다. 오랜만의 야외 데이트라 들떴던 두 사람은 용산가족공원을 둘러본 후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으로 향했다. 그때 갑자기 미군부대 쪽에서 골프공이 날아와 최 씨가 맞을 뻔했다. 놀란 두 사람은 바닥에 떨어진 골프공을 집은 후 또 다시 골프공이 날아올지 몰라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최 씨는 “눈 앞으로 골프공이 떨어졌다. 한 걸음 더 나갔더라면 골프공에 맞아 부상을 입었을지도 모른다”며 “국립중앙박물관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미군부대에서 날아온 골프공이라 해결해줄 수 없다’면서 ‘미군부대에 직접 연락하라’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용객들이 다칠 수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실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즈한국’은 11일 ​문제의 현장을 ​찾아갔다. 30분 이상 관찰했지만 하늘에서 골프공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화단 수풀 사이에서 골프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용산가족공원을 산책하던 용산구 주민 A 씨는 “며칠 전 산책하다 ‘쿵’ 소리가 나서 뒤돌아봤더니 골프공이 떨어져 있었다”며 “무서워서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으로는 산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청소관리인 B 씨도 “골프공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목격한 적은 없지만, 화단에서 골프공을 여러 차례 발견했다”며 “모두 다 미군부대에서 날아온 골프공”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뒤편 화단에서 발견된 골프공.  사진=유시혁 기자

 

B 씨의 설명대로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의 2m 높이 담벼락 너머에는 미군부대의 실외 골프연습장이 있었다. 골프연습장의 왼쪽 녹색그물망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사이로 골프공이 날아와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으로 떨어졌다. 산책하던 이용객들이 골프공에 맞아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골프레슨가 C 씨는 “하늘에서 떨어진 골프공에 맞으면 크게 다친다. 웨지샷이라면 가벼운 찰과상에서 그칠지 모르나, 아이언샷이나 드라이버샷이라면 실명을 당하거나 뇌진탕을 입을 수 있다”면서 “하루 빨리 골프연습장이 그물망을 보수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비즈한국’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미군부대 실외 골프연습장 관리인과 접촉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골프공이 날아온다는 민원이 제기된 적이 없고, 우리 소관이 아니다”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마지막으로 용산구청 대외협력팀에 문제를 알렸더니, 국방부와의 공조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그늘망을 보수하거나 골프연습장 이용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늘 오후 국방부 관계자가 미군부대 실외 골프연습장 관리인을 만났다”며 “용산 미군기지에 남은 병력이 거의 없어 그물망을 보수하기보다 출입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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