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원인은 구조조정 지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 때문. 지난 20일 한국기업평가는 동부CNI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데 이어 한국신용평가도 23일 동부CNI, 동부메탈, 동부건설 등 동부그룹 3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24일 현재 신용등급이 하락한 동부CNI는 전일 대비 7.14%(255원) 내린 33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오른 동부건설도 전일 대비 6.76%(120원) 내린 1650원을 거래됐다. 동부하이텍도 6.82%, 동부제철도 2.65% 하락한 상태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고 동부제철을 채권단이 공동관리하는 자율협약안을 검토 중이다. 또 동부가 기존 주장을 고수하면 다음달 7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700억원의 차환발행을 해주지 않을 방침이다.
이러한 채권단의 방침에 대해 동부그룹 수뇌부가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 5일 회사채 700억 원 만기를 앞둔 동부제철은 동부인베스트먼트(DBI)에서 800억원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DBI는 김준기 회장의 개인회사로 아들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내놓지 않으면 더 이상 구조조정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24일 오후 3시 동부그룹 구조조정 관련 긴급 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동부그룹 자구계획안의 핵심인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인 포스코와 협상에 대한 최종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