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확히 3년 전, 많은 언론이 JYP가 더 이상 3대 기획사가 될 수 없다며 그 자리를 FNC가 대체할 거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2018년 8월, JYP는 시가총액 1조 원을 돌파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M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3년 전만 해도 3대 기획사의 입지도 불안하던 JYP는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업계 1위인 SM과 JYP의 전략 차이는 명확하다. SM은 음악 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반면 JYP는 그동안 부족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했다. 군입대를 앞둔 2PM과 해체한 MISS A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 걸그룹을 데뷔시켰다. 이 과정에서 엠넷과 함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제작했고 이를 통해 데뷔 전부터 인지도를 쌓았다.
JYP의 부활은 시스템의 승리다. 하나의 마케팅팀이 여러 아티스트를 관리하던 기존 시스템 대신 개별 아티스트마다 개별 마케팅팀을 두며 더욱 신속하게 움직였다. 개별 마케팅팀이 한 아티스트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더욱 효율적이다. 트와이스가 앨범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로 무장하고 매번 앨범 판매 신기록을 세울 수 있던 데엔 이런 이유가 있다.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PD를 영입하며 콘텐츠 제작에 욕심을 낸 YG가 부진하고 있을 때, JYP는 아티스트를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통적인 활로는 일본이었다.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매일 콘서트를 매진시키고, YG 역시 블랙핑크의 일본 진출을 조기에 시도했다. JYP 역시 마찬가지다. 트와이스가 갖고 있는 일본 멤버의 힘을 활용해 일본 진출을 계획했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을 일본으로 수출해 JYP표 일본 현지 걸그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화두는 방탄소년단과 윤종신이었다. 한국 최초로 빌보드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과,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사이에서 다양한 실험을 펼치고 있는 윤종신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 차원에서 진정한 혁신을 이룬 엔터테인먼트는 JYP가 유일하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위임이다. JYP가 모든 가수의 콘셉트에 개입하는 대신 전담 팀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타이틀곡 역시 시스템을 통한 경쟁을 거치게 만들었다. 방송 콘텐츠 등에 손을 뻗지 않고 아티스트에 집중했고 일본에 진출했다. 2PM과 MISS A 노래의 시작과 끝에 나오던 ‘JYP’는 이제 들을 수 없지만 JYP는 그 어느 때보다 잘나가고 있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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