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강회사 동국제강의 본사 사옥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있는 페럼타워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0년 큰 바위에서 용출하는 각진 철근의 모양을 형상화한 페럼타워를 건설했다. 지하 6층, 지상 28층 규모의 페럼타워는 보는 각도에 따라 형상이 달라지는 역동적인 형태를 띤다.
페럼타워는 남산에서 발원한 개울물이 명동을 지나 청계천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청계천이라는 물과 가까운 곳에 있어 재운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동국제강 사옥 일대는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원산을 지나 서남쪽으로 이어지며 마식령, 백암산, 추가령으로 연결된다.
이어 설악산, 태백산으로 나가기 전에 분맥된 한강 북쪽의 한북정맥이 강원도의 오성산과 포천의 백운산을 지나 경기 오악인 운악산에서 가지를 나눈다. 또 양주의 불곡산에서 힘을 모아 서울의 조산인 삼각산을 일으켜 한반도 최고의 명당을 만든 큰 기운이 한강을 만나면서 그 기운을 갈무리한다.
대명당의 기운을 품은 삼각산은 그 기운을 오롯이 남쪽으로 보내 서울이라는 양택명당을 만든다. 삼각산에서 출발한 내룡은 보현봉으로 이어지며 외청룡과 외백호를 만들고 정릉고개를 지나 응봉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낙산과 인왕산으로 팔을 벌려 수도 서울의 청룡과 백호를 만들었다.
서울의 백호인 인왕산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남대문을 지나 남산을 만드니, 남산이 서울의 안산이 된다. 이렇게 사신사가 잘 갖추어진 국세에서 내당수인 청계천은 서출동류(西出東流)하고 외당수인 한강수는 동출서류(東出西流)로 흘러가는 역수(逆水)의 형세를 이룬 땅이니 청계천의 기운을 품은 땅은 재운이 왕성한 터라 볼 수 있다.
페럼타워가 있는 수하동은 조선의 수도 한양 땅을 기준으로 주산의 기운이 미치는 땅이 아니다. 안산인 남산과 연결된 곳으로, 크게 보면 주산인 백악산을 지나 인왕산과 남산에 이르러 반대로 몸을 돌려 떠나온 조산인 삼각산(북쪽)을 향해서 터를 만든 자리다. 풍수에서는 이러한 터를 회룡고모형(回龍顧母形)의 자리라 하여 매우 길한 장소로 본다.
이때 건물의 좌향은 주산이 있는 북쪽, 즉 응봉이나 북악산 쪽을 바라봐야 땅의 기운에 부합한다. 하지만 페럼타워는 동향(東向)으로 지어져 땅의 기운에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서출동류(西出東流)하는 청계천의 물이 흘러가는 동쪽을 건물이 지향하고 있어 산수(山水)가 동거하는 모양이다. 산수가 동거하면 재운이 불리하고 힘이 부족하다.
페럼타워는 독특한 디자인의 아름다운 건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통신, IT, 유통, 서비스, 방송, 광고 등의 관련 회사 사옥으로는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철강회사인 동국제강의 본사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한 형태라 할 수 없다. 풍수에서는 건물의 형태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일반적으로는 결각이 없는 정사각형이나 황금비율의 직사각형을 가장 좋은 건물 형태로 본다. 서린동의 SK빌딩, 여의도의 LG타워 등이 좋은 형태를 지닌 사옥이라 할 수 있다.
사옥으로 쓸 건물이 명당의 기운을 온전히 받으려면 건물의 좌향이 터에 맞고, 건물의 형태가 산업군과 부합해야 한다. 또 건물의 1층 정문이 시운에 맞는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는 곳에 위치해야만 한다. 페럼타워가 터는 좋으나 건물의 형태, 좌향, 출입문 등의 모든 면에서는 터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출입문을 동서남북 4면으로 구성해서 회사의 기물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가능하다면 동국제강은 사옥을 다른 빌딩으로 옮기고, 페럼타워에는 궁합이 맞는 회사를 입주시키는 게 좋을 듯하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회장 집무실과 주요 부서만이라도 페럼타워가 아닌 다른 건물로 옮기는 게 좋을 듯하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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