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해군은 지난 10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LPH 미래항공기 탑재운용을 위한 개조·개장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공고했다. LPH로 표기되는 대형수송함은 상륙작전을 위한 병력과 장비수송을 위한 해군함정으로, 항공모함처럼 대형 비행갑판이 있다. 미래항공기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의미한다.
입찰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해군은 이번 연구 배경에 대해, 미국과 호주 그리고 일본의 상륙함 혹은 호위함에 F-35B 운용을 위한 탑재 방안이 연구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해군 관계자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한국형 항공모함’과 관련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 마라도함 진수식 이후 논란
우리 해군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진수식이 5월 14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거행됐다. 마라도함 진수식을 전후해 단거리이륙 및 수직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의 도입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은 F-35B 전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조가 필요하고, 결정적으로 갑판 길이가 짧아 사실상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였다.
대형수송함 1번함인 독도함 개발에 참여했던 예비역 해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독도함은 경항공모함으로 만들려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도함은 영국이 개발한 함재전투기인 수직이착륙기 해리어 7대를 탑재할 계획이었고, 지금의 대형수송함 대신 항공모함으로 부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변국들과의 마찰을 고려해 결국 대형수송함으로 명칭을 정했다.
# 대형수송함 사업은 끝났다
마라도함을 마지막으로 대형수송함 사업은 사실상 끝났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애초 목표대로 대형수송함 2척이 건조되었고, 만약 모양이 다르거나 크기가 더 큰 배를 만든다면 절차상 완전히 새로운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비역 해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주변국인 중국이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이제는 눈치 보지 말고 항공모함을 건조해야 된다는 의견이 강하다.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조선업체들 또한 물밑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4만톤급 항공모함을 언급하지만,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페인 해군이 운용중인 배수량 2만 6000톤 규모의 후안 카를로스 1세 강습상륙함을 롤모델로 12대의 F-35B 전투기를 탑재 및 운용하는 함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군에 의해 공식적으로 합동참모본부에 항공모함이 소요제기가 되지는 않았지만, 항공모함에 대한 불씨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 항공모함에 대한 동상이몽
항공모함에 대한 생각은 예비역 해군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항공모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기 운용을 누가 운용하느냐를 두고 말이다. 예비역 해군들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함정병과의 경우 일단 항공모함 건조에 집중하는 한편 전투기는 공군이 운용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강하다. 반면 소수라고 할 수 있는 항공병과의 경우 해상비행 경험이 적은 공군 조종사는 함재전투기 운용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항공모함의 크기 또한 의견이 다르다. 항공병과의 경우 F-35B 전투기를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영국해군이 운용중인 6만 5000톤급의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과연 한국형 항공모함의 청사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까.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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