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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생님한테 배워요" 학생·직장인 유튜브 학습 삼매경

스펙쌓기용 수업 넘어 운동·DIY·과학 등 '하우투' 영상 인기

2018.08.17(Fri) 11:46:38

[비즈한국]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 중인 강 아무개 씨(29)는 지인을 통해 유튜브 영어 채널을 알게 됐다. 강 씨는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말했더니 주변에서 ‘날라리 데이브’라는 유튜버를 추천해줬다”며 “학원에선 문법이나 단어 위주로 강의해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일상에서 실제 쓰이는 표현이나 궁금했던 핵심을 알려줘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강 씨가 말하는 유튜브 영어채널의 매력은 ‘실용성’과 ‘재미’로 일상생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가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의 일상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날이 갈수록 구독자와 제작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집중됐던 콘텐츠도 각종 ‘스펙쌓기용’ 수업을 넘어 운동 등 취미생활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하우투(how-to)’ 강의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영어회화 영상을 만드는 디바제시카의 유튜브 구독자는 134만 명에 이른다. 사진=유튜브 채널 ‘디바제시카’


취업준비생들은 토익·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자능력검정시험 등 각종 ‘스펙쌓기용’ 시험부터 기업 분석, 면접 노하우 등 입사 전략까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공부한다. 한 취업 준비생은 “유튜브에서 테스트 대비 무료 강의를 들었다”며 “강의 시간도 짧은 편이라 듣기 편하더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튜브에 ‘취업’이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대기업 취업 준비 방법,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취업 뭐부터 할까’, ‘대기업에 들어가면 겪게 되는 일들’ 등등 다양한 영상이 나온다. 책과 학원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청소년들은 이미 텍스트보다 영상이 익숙한 세대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모든 걸 유튜브로 찾아본다. 수행평가 과제를 살펴보면 정보출처란에 유튜브 링크를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1인 크리에이터가 해설해주는 이슈 정리를 들으며 사회 현상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골프 레슨 영상은 10분 정도로 직장인이 출퇴근 시 보기에 적당하다. 사진=유튜브 채널 ‘골프 위드 에이미’


실제 학교수업에서도 유튜브는 ‘유선생님’으로 불릴 정도로 그 영향력이 크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 아무개 씨(35)는 “공업영어 시간에 자동차 엔진 돌아가는 원리를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보여주곤 했다”며 “수업 시간에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구글은 학습 콘텐츠를 활용하는 유튜버와 현직 교사 등을 초청해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선생님과 대화’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곤충, 동물 등 채집, 과학실험 콘텐츠 등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는 크리에이터를 겸업하는 현직 교사도 있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DIY 정보도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제임스 본드’


구독자 1만여 명을 보유한 과학 영상 크리에이터 한도윤 교사는 “시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자료가 없어 좌절하는 친구들이 있었다”며 “이런 친구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자 동영상 채널을 운영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 스크린야구 등 스크린스포츠의 활성화로 이들을 위한 취미 활동 강의도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주로 스크린골프 강습 영상을 찾아본다는 이 아무개 씨(50)는 “예전에 인터넷이 확산될 때는 포털사이트에 ‘~하는 법’을 검색해 텍스트를 보며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제는 영상으로 직접 실제 학원강습을 받듯이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어 또 다시 시대가 변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 스크린야구 등 스크린스포츠의 활성화로 이들을 위한 취미 활동 강의도 유튜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썩코치의 야구쇼’


그저 다양한 해외 영상이나 먹방 등 엔터테인먼트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여겼던 유튜브는 이처럼 ‘하우투’, 즉 모든 걸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비디오를 중심으로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끌어모았다. 또 동영상을 올리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네이버 등과 달리 누구나 자기 채널을 만들고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단 점도 한몫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모바일 앱 소비시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유튜브의 월간순이용자(모바일)는 250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TV, SK브로드밴드는 각각 390만 명, 350만 명에 그쳤다. ​

 

이에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업계도 유튜브에 맞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동영상 서비스가 검색창 역할을 대체하는 변화를 반영해 ‘하우투’ 영상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네이버TV는 프랑스 푸드 스타트업 ‘쉐프클럽’, 일본의 C채널 등과 손을 잡고 요리, 뷰티 하우투 영상을 제공 중이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포털업계는 핵심 플랫폼을 통해 기존 이용자들을 동영상 콘텐츠 이용자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라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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