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계 최대 훈련기 사업인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도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미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가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6일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으로부터 지난 8월 13일(현지시각) FPR(Final Proposal Revision)을 접수했고 8월 15일 최종제안서(BAFO)를 제출했다”고 알렸다.
# 세기의 고등훈련기 사업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은 현재 운용 중인 T-38 탈론 훈련기 350대를 160억 달러( 약 17조 원)를 들여 교체하는 사업이다. 어마어마한 금액과 많은 물량으로 인해 방산업계에서는 ‘세기의 고등훈련기 사업’으로 불린다.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이 본격화된 시기는 2015년 3월 20일. 당시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에 대한 핵심요구성능과 기타체계요소 초안을 공개했다. 2016년 12월 30일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의 제안요청서(RFP)가 배포되면서 참여 회사 간에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총 7개 업체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사실상 현재 두 업체로 줄어든 상황이다. 주인공은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과 보잉-사브(SAAB). 이 가운데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곳은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이었다.
# 용호상박의 승부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제안된 T-50A는 검증된 T-50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의 요구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기체다. T-50은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을 의식해 개발 단계부터 초음속 비행 능력을 갖게 만들어졌다. 이 밖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총 200대 넘게 운용되고 있으며 기본형인 T-50을 포함해 네 종류의 파생형 기체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맞춰 새로운 고등훈련기를 개발했다. 2016년 9월 13일 세인트루이스 보잉 공장에서 공개된 보잉-사브 컨소시엄 T-X의 전체적인 외형은 미 해군의 함상전투기로 개발된 F/A-18 호넷을 축소한 모습이다.
보잉사의 설명에 따르면 3D 프린팅과 복합소재를 대량으로 사용하여 제작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2월 21일 첫 비행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4월 말 두 번째 시제기도 비행에 성공했다.
# 패자부활전도 남아 있어
양대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록히드마틴과 보잉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항공기 제작업체다. 특히 전투기에서는 두 회사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내공이 만만치 않은 회사들의 경쟁이기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 정부가 정무적 판단을 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전투기 사업은 록히드마틴과 보잉사 양강 체제로 돌아간다. 록히드마틴사는 미 해·공군 및 해병대의 차세대 전투기인 F-35를 양산하면서 우위에 있다. 반면 보잉사는 미 해군의 함상전투기인 F/A-18E/F를 생산하고 있지만 F/A-18E/F는 미 해군의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엔 미국 정부가 보잉사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미 정부가 차기 고등훈련기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9월 말 전까지는 기종 결정을 해야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기될 가능성도 조금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떨어진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비록 물량은 미 공군에 비해 적지만 미 해군의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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