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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치킨 닭다리가 엄지만 한 이유!

치킨값은 올랐는데 왜 닭다리는 엄지손가락만 할까?

2018.08.13(Mon) 12:41:54


 


 


 


 


 


 


 


 


 


 


 


 


 


 


 


 


 


 


 

 

[비즈한국] 복날에 치킨, 삼계탕 많이들 드시죠? 근데 뭔가 이상한 거 느끼지 않으셨나요? “​분명 치킨, 삼계탕 가격은 올랐는데 닭다리가 언제부터 내 엄지만 해졌지…?”​

2017년 한 해 도축된 닭만 9억 3602만 87마리. 대한민국 인구 5000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닭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최장 20년까지 사는 닭은 1kg까지 살이 찌는 데 자연상태에서는 1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공장식 양계사육장에선 밤에도 ​인공조명을 켠 채 ​재우지 않고, 항생제와 사료를 계속 먹여 30일 만에 1kg까지 살찌웁니다. 닭다리가 엄지만 한 이유는 30일 밖에 안 된 살찐 병아리이기 때문입니다!

#공장식 사육으로 닭값이 싸졌으니까 좋은 거 아냐?

공장식 축산을 통해 닭값은 싸졌지만 우리가 먹는 치킨값이 싸졌나요? 현재 국내 양계농가 90%이상과 육계기업이 계약한 계약농가입니다. 닭값이 변해도 육계기업은 계약농가로부터 계약된 고정 가격에 닭을 구매해 프랜차이즈에 제공합니다. 프랜차이즈는 닭 원가 외에도 지출한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을 메꾸고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치킨값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대 육계기업의 공장식 양계로 닭이 공급과잉 상태가 돼도 치킨값은 내려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공장식 밀집사육은 짧은 사육기간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좁은 공간에 모아길러 전염에 취약합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조류독감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2016년 조류독감 파동 당시 300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고 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공장식 밀집사육이 계속되는 이유는?

조류독감으로 닭을 살처분하게 되면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안정화돼 오히려 육계기업 주가는 올라가고, 정부의 살처분 보조금까지 받았습니다. 2016년 살처분 보조금으로 쓴 세금만 1700억 원. 더 나은 양계장을 짓고 싶어도 계약농가는 육계기업의 하청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새로운 양계장을 짓는 투자금 모두 농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공장식 밀집사육은 조류독감에 치명적이지만, 조류독감은 더 이상 공장식 육계기업에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조류독감이 퍼져 살처분을 하면 정부 허가 전엔 닭을 기를 수 없어 육계농가는 손해를 보고, 닭을 튀겨 파는 치킨 가게는 소비자가 줄어 손해를 보고. 치킨값은 계속 올랐는데 엄지만 한 병아리 다리도 불안에 떨며 먹어야 하는 우리. 결국 마지막에 혼자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세윤 PD

angstro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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