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7월 25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는 차량종합만족도(APEAL)에서 현대자동차가 만드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분리한 뒤 처음 반영된 지난해 APEAL 조사에서 2위를 한 데 이어 올해 1위에 처음 오른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23위, 현대자동차는 26위에 그쳤다.
APEAL은 ‘오토모티브 퍼포먼스, 엑시큐션 앤드 레이아웃(Automotive Performance, Execution and Layout)’의 약자로 성능(performance), 고급감(execution), 디자인(layout) 만족도를 총괄적으로 품평하는 것이다. 올해 조사에선 2018년도 연식으로 출시된 제품을 90일 이상 소유한 운전자 약 6만 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이 진행됐다.
JD 파워는 여러 산업에 걸쳐 시장조사를 실시하는데, 자동차 분야에서는 신차품질조사(IQS·Initial Quality Study), 차량신뢰도조사(VDS·Vehicle Dependability Study), 차량종합만족도(APEAL)의 세 분야가 주요 평가결과로 꼽힌다. 이 외에 연비 랭킹, 애프터서비스 만족도 등이 있다. 신차품질조사는 매년 6월, 차량신뢰도조사는 매년 2월, 차량종합만족도는 매년 7월에 발표된다.
다만 신차품질조사는 해당 연도 연식 차량을 90일 이상 소유한 운전자의 설문으로 이뤄지는데, 오작동이나 고장이 적을수록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다. 주로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IT 기기에서의 오작동 여부가 최근 순위를 판가름하는 추세다. IT에 강한 한국 업체가 강세인 이유다.
차량신뢰도조사는 3년 전 연식 모델을 3년 이상 소유한 오너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역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부분은 IT 기기들이다. 올해 차량신뢰도조사에서 현대차는 전체 31개 브랜드 중 5위, 기아차는 7위를 차지했다. 2016년 조사에서는 현대차 19위, 기아차 17위였지만 2년 만에 큰 순위 변동을 이뤘다. 2016년 기아차가 신차품질조사 1위에 오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년 이상 소유’가 조사 대상이므로 제네시스는 아직 조사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제네니스는 2017년식 모델이 신차품질조사에 첫 반영됐으므로 2년 뒤인 2020년 차량신뢰도조사에 처음 순위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신차품질조사와 차량신뢰도조사는 오작동, 고장 여부가 순위를 결정짓는 요소다. 그러나 차량종합매력도는 퍼포먼스, 디자인, 고급감 등 운전자가 차량에게서 느끼는 직접적인 만족감이 기준이다. 흔히 말하는 ‘브랜드 가치’가 결정되는 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제네시스, 포르쉐, BMW 등 고급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올해 조사에서 전체 31개 차종 중 12위까지가 모두 고급 브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일반 브랜드 중에서도 하위권을 차지한다. 현대차는 전체 31개 브랜드 중 26위, 기아차는 23위다. 현대차 순위에 기여했던 제네시스 브랜드가 2017년 조사부터 독립한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제네시스가 독립하기 전인 2016년에도 현대차는 22위, 기아차는 14위였다. 제네시스와 관련 없는 기아차 순위의 급락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2015년 차량종합만족도에서 34개 브랜드 중 14위였지만, 고급 브랜드를 제외하면 일반 브랜드 중 미니에 이은 2위였다. 폭스바겐, 도요타보다 높은 순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폭스바겐, 도요타보다 낮은 순위다.
다만 차량종합만족도 조사에서 일본 브랜드도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순위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을 만하다. 현대·기아차 전후 순위를 보면 22위 혼다, 23위 기아, 24위 뷰익, 25위 도요타, 26위 현대, 27위 닛산, 28위 스바루다.
일반 브랜드 중에선 13위인 쉐보레, 14위 GMC, 15위 램, 16위 닷지, 17위 포드가 상위 5위를 차지해 미국 브랜드 강세를 보였다.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때문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JD 파워 신차품질조사와 차량신뢰도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땐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차량종합만족도에서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결과가 좋지 않지만 제네시스의 선전은 위로가 될 만하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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