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내년부터 국내 유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규투어 메인스폰서사가 KEB하나은행에서 BMW그룹으로 바뀐다. 9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최근 KEB하나은행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협회에 “재계약할 의사가 없다”고 통보했다. 내년 2월 KEB하나은행과 LPGA협회 간의 LPGA 정규투어 메인스폰서 계약(2019~2022년)이 예정돼 있었으나 KEB하나은행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10월 열리는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KEB하나은행이 개최하는 마지막 LPGA 대회”라며 “최근 LPGA협회가 연장 의사를 물어왔고, KEB하나은행은 ‘재계약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LPGA 2개 대회 개최국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내년부터는 BMW그룹이 국내 유일 LPGA 정규투어 메인스폰서사가 된다. 지난 6월 BMW그룹과 LPGA협회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부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LPGA투어 대회를 개최하기로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0월 셋째 주에 1회 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부지를 임대받아 골프장을 관리·운영하는 스카이72골프클럽으로 인해 KEB하나은행이 재계약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카이72는 2020년 12월까지 부지를 사용하기로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LPGA협회는 3년 주기로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더 이상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개최할 수 없는 것이다.
뒷말도 무성하다. 스카이72를 사용할 수 없더라도 KEB하나은행은 다른 골프장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약 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회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3년 동안 연간 50억 원 규모의 LPGA 정규투어를 꾸준히 개최해왔다”면서도 “LPGA협회가 KEB하나은행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BMW그룹과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에 KEB하나은행이 배신감을 느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은 BMW그룹으로 인해 ‘국내 유일’ 타이틀을 빼앗겼다. KEB하나은행 고위직 간부들 사이에서 ‘국내 유일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말이 떠돌았고, 급기야 LPGA협회에 공식 입장까지 전달했다”며 “자존심을 세우기에 앞서 한국 골프의 발전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13년간 LPGA 대회를 개최해온 KEB하나은행의 공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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