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정치권에서는 중국 샤오미의 국내 총판을 맡았던 회사 ‘코마트레이드’를 주목하고 있다. 코마트레이드는 경기도 성남시 기반의 폭력조직으로 알려진 ‘국제마피아파’ 출신의 이준석 씨가 설립한 회사다. 이 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과 조폭의 유착 의혹까지 나왔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SNS를 통해 “조폭몰이의 허구를 밝히기 위한 법적조치에 돌입할 것”이라며 국제마피아파와의 친분을 부정했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한 의혹과 별개로 성남에서 코마트레이드의 영향력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코마트레이드 외에도 여러 회사가 이준석 씨 영향 아래 있었다. 지난해 말 이 씨가 임금체불 및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코마트레이드 관계사들은 대부분 철수했지만 이 씨의 측근들이 재기를 노린다는 주장도 있다.
이준석 씨는 코마트레이드와 코마홀딩스 두 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코마와 코마서비스 대표이사도 맡은 바 있지만 현재는 사임한 상태다. 이 씨는 2012년 3월 코마를 설립했다. 당시 사업목적은 ‘전자제품 및 전자기기 도·소매업’, ‘통신기기 도·소매업’ 등이었다.
이 대표는 2015년 6월 코마홀딩스, 2015년 8월 코마트레이드, 2015년 11월 코마서비스를 차례로 설립했다. 언론에 이 대표와 코마가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5년 초. 사실상 이때부터 코마가 샤오미 제품을 들여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6년 초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코마와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 제품 수입과 판매를, 코마홀딩스는 지주회사를, 코마서비스는 제품 애프터서비스(AS)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들은 성남시 분당구 A 빌딩, S 빌딩, P 빌딩 등 여러 곳에 사무실을 뒀다. 코마홀딩스는 자본금 1억 원으로 시작했지만 증자를 통해 9억 원까지 자본금을 늘렸다. 이후 감자를 진행해 현재 자본금은 6억 5000만 원이다.
2016년 10월 성남시는 코마·코마트레이드에 성남시 중소기업인 장려상을 수여했다. 당시 성남시에 따르면 이 회사들의 연 매출액은 161억 원. 코마와 코마트레이드는 별도 법인이기에 각 회사의 정확한 매출은 확인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다. 2016년 6월에는 성남시 중원구에 스카이모바일이라는 회사가 설립됐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신 아무개 씨는 코마트레이드의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스카이모바일의 사업목적은 ‘통신기기 도·소매업’, ‘전자상거래업 소매업’ 등으로 코마트레이드와 유사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016년 11월 설립된 나인봇코리아도 코마트레이드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나인봇코리아의 이 아무개 대표이사는 2016년 6월~2017년 6월 코마홀딩스 감사를 맡았고, 모 아무개 나인봇코리아 감사는 2015년 8월~2017년 6월 코마홀딩스 사내이사, 2017년 6월부터는 코마홀딩스 감사를 맡고 있다. 이 대표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나인봇코리아 사내이사다. 이 회사는 2017년 6월 사명을 코마리테일로 변경했다가 2017년 8월 다시 나인봇코리아로 변경했다. 나인봇은 샤오미의 자회사 이름으로 전동 스쿠터를 제조하는 곳이다.
특이한 점은 나인봇코리아 사업목적에 ‘드라마 제작, 영화 제작, 영상문화 투자 및 자문업’, ‘연예기획, 매니지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 등 연예계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코마홀딩스도 2016년 7월 사업목적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이준석 씨가 연예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17년 1월 설립된 모바일포유 대표이사는 이 아무개 나인봇코리아 사내이사다. 이전에는 모 아무개 나인봇코리아 감사도 모바일포유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모바일포유의 처음 사명은 샤오미코리아로 샤오미와 관련한 업무를 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2017년 8월 설립된 더판다테크도 이 아무개 모바일포유 대표이사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더판다테크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코마트레이드 계열사로 이준석 대표 구속 이후에도 한동안 샤오미 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비즈한국’은 코마트레이드와 관계사들의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현재는 모두 다른 업체가 입주했거나 빈 상태로 코마트레이드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건물 관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부분 작년 말에서 올해 초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판다테크의 사무실이 있는 Y 빌딩 경비원은 “오늘도 중국인 2~3명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더판다테크 사무실에 회사 간판은 없었지만 문이 잠겨 있어 입주한 업체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코마서비스의 주소지인 P 빌딩 2XX호에는 샤오미의 제품을 판매하는 A 사가 입주해 있다. 2XX호에서 만난 A 사 직원은 “우리는 샤오미 등 중국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라며 “현재 사업 준비 중이며 코마트레이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성남시에 코마트레이드 관계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확한 현황은 파악되지 않는다. 코마트레이드 관련 회사들은 사무실 철수 후 사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서류상으로는 운영 중인 것으로 나온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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