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간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대표 자리는 공석이었다. 염동훈 전 AWS코리아 대표가 앤디 재시 AWS 미국 본사 최고경영자의 기술자문(TA)으로 자리를 옮기고 난 뒤 적당한 후임자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장정욱 전무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다. 그리고 지난 6월, 세간의 예상대로 장 전무는 AWS 코리아의 신임 대표로 자리를 굳혔다.
AWS(Amazon Web Services)는 2006년 설립된 아마존 자회사다. 2012년 한국에 지사를 세우고 진출을 본격화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AWS의 주력 상품이다. 클라우드 기술 대중화에 한 축을 담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로 성장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AWS는 그 결실 중 하나다.
장 대표가 권한대행에서 AWS 코리아의 키를 거머쥐게 된 배경엔 ‘삼성그룹 비즈니스 총괄’이라는 직책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AWS 한국지사는 AWS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삼성그룹과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고자 만들어진 거점 성격이 강하다.
실제 장 대표는 삼성과 인연이 깊다. 그는 1972년생으로 한양대에서 세라믹 공학을 전공했고, 고려대 MBA 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삼성SDS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고,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코리아에서 일했다. 2007년 한국오라클로 자리를 옮겨 삼성그룹 상대로 영업을 담당했다. 주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제품 판매를 맡았다. 2014년 1월 AWS 코리아에 합류해 삼성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영업을 총괄해왔다. 빠삭한 ‘삼성통’인 셈이다. 주요 고객인 삼성과 소통할 적임자다.
앞으로 장 대표는 AWS 코리아 커머셜 부문의 국내 전체 비즈니스를 총괄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에 AWS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채널 및 제휴를 통한 사업의 발전과 고객 성장, 사업 운영과 마케팅 지원의 관리를 책임진다.
AWS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프라로서의 서비스(Infrasture as a Service)’라고 불린다. 일반인에겐 생소할 수밖에 없다.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와는 개념이 다르다.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저장 공간이나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웹상에서 곧바로 제공한다.
AWS는 말 그대로 인프라를 제공한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해둔 뒤 고객이 원하는 만큼 인프라를 대여해준다. 웹사이트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인프라가 필요하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해 웹을 구현한다. 예상 수요보다 고객이 많이 몰리면 인프라를 더 구매해 늘린다. 만약 이 웹이 한 달 임시 홍보 차원에서 만들어졌다면 어떨까. 한 달 후 웹을 쓰지 않으면 그동안 구매한 인프라는 매몰비용으로 돌아온다. 인프라가 임시로 필요하거나 갑자기 필요한 고객은 대여해서 쓰는 게 훨씬 편리하고 이득이다.
눈치챘겠지만 일반 고객보단 개발자를 보유한 기업이 주로 AWS 서비스를 찾는다. 개발 전문가 집단이 주 고객이다. 초기 인프라에 투자할 예산이 적은 스타트업의 수요가 크다. 대표적으로 모바일게임 업체가 있다. 게임 출시 후 접속자가 예상치 못하게 늘어나면 이를 감당하기 위해 대여를 택하는 것이다.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스타트업에게도 인기다. 해외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려면 많은 품과 돈이 들기 때문이다.
AWS는 마땅한 경쟁업체가 없는 동시에 수요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WS가 공략하는 시장이 비투시(B to C)가 아닌 비투비(B to B) 시장이다. 비교할 수 있는 상대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대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사실상 거물급 고객을 잘 관리하면서 사업을 잘 유지하기만 해도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WS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억 달러(6조 8649억 원)를 기록했다. AWS 코리아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하진 않는다. 직원 수를 공식 발표한 바는 없으나 현재 3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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