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93)의 동생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83)이 지난 3월 성운전자 사내이사에서 퇴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구자일 회장의 딸 구은미 씨(51)도 반도INC 사외이사에서 퇴임했다.
구자일 회장 일가는 대외활동이나 언론 노출이 적어 세간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구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는 일양화학, 성운전자, 일해, 반도INC 정도로 파악된다. 이 회사들의 특징은 전문경영인에게 대표이사를 맡기고 구 회장 일가는 이사나 감사를 맡아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구자일 회장은 1987년 일양화학을 설립해 1997년 2월까지 감사를 맡았고, 2008년 4월부터는 일양화학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구 회장의 아들 구본길 씨(52)도 1997년 12월~2015년 3월 일양화학 감사로 등재됐다. 구 회장은 1997년 11월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체 일해를, 2009년 11월에는 성운전자를 설립했다. 구본길 씨가 현재 일해 감사와 성운전자 감사로 활동 중이고, 구 회장은 2012년 3월 성운전자 사내이사에 취임했지만 올해 3월 퇴임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양화학은 매출 782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 일해는 1011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기록했다. 성운전자와 반도INC는 외부 감사 대상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실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구자일 회장과 구은미 씨의 최근 퇴임 사유는 임기 만료다. 지난 6월 구자일 회장의 일양화학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됐지만 연임한 것으로 나타나 일양화학 경영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운전자의 한 직원은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성운전자는 현재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고 대표이사 외에 직원이 없다”며 “현재로는 관련 답변을 할 사람이 없다”고만 했다. 그러나 성운전자 법인등기부에는 류 아무개 대표이사 외에 김 아무개 사내이사, 고 아무개 사내이사가 근무 중인 것으로 나온다.
구은미 씨는 2000년 2월 반도INC 이사에 취임해 18년간 사외이사를 맡았다. 유교적 가풍으로 유명한 LG가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여성의 경영 참여가 적은 편이다. 구은미 씨는 이런 LG가에서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현 캘리스코 대표)과 더불어 몇 안 되게 기업 경영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한 인물이다. 1967년생인 구은미 씨는 아직 50대 초반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반도INC 관계자는 “(은미 씨는) 상근 근무자가 아니었기에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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