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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인건비 6454억 미스터리 '외국인 임원 vs 쿠팡맨'

억대 연봉 외국인 임원 100명 비중 커 논란…쿠팡 "확인해줄 수 없다"

2018.07.27(Fri) 15:11:24

[비즈한국] 쿠팡 딜리버리맨(쿠팡맨) 2교대 근무제 도입 추진에 따른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다. 쿠팡은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일선 쿠팡맨 사이에선 악화된 여론으로 인해 잠시 연기됐을 뿐, 도입은 시간문제로 보는 분위기다(관련기사 [단독] 쿠팡맨 2교대 근무제 '2웨이브' 도입 "사람이 숫자냐").

 

쿠팡이 2교대 근무제를 도입하는 결정적 요인은 갈수록 늘어나는 배송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쿠팡맨들은 회사가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기존 쿠팡맨의 노동 강요를 높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거세게 성토하고 있다.

 

쿠팡이 쿠팡맨을 더 고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도한 비용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즉 2016년부터 쿠팡이 배송 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쿠팡 전·현직 직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쿠팡의 외국인 임원들에게 지출되는 과도한 비용만 줄여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비즈한국’​이 2017년 재무제표 및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쿠팡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봤다.

 

# 전체 인력 중 절반이 쿠팡맨…​인건비 비중은 20% 미만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이 쓴 인건비는 약 6454억 원. 6389억 원에 이르는 적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쿠팡은 2015년부터 감사보고서에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용역비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인건비라는 항목으로 통합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 통계 사이트 ‘크레딧잡’에 따르면 2017년 12월 쿠팡의 직원 수는 약 5400명, 예상 평균급여는 3900만 원이다. 직원 급여로 약 2100억 원을 지출한 셈이다. 이는 급여를 별도로 표시하는 다른 기업의 감사보고서 및 크레딧잡 자료를 비교하면 대부분 10% 미만의 오차로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수치다. 

 

쿠팡맨만 따로 놓고 봐도 3000명 기준 연봉 3750만 원을 지급한다고 할 때 총 1100억 원 수준이다. 잠실 본사에도 타사의 온라인 가격을 검색하는 단순 사무직과 고객 응대를 하는 CS(Customer Service), 웹디자이너 등 비교적 저연봉 인력이 다수 존재한다. 쿠팡의 올해 입사자 평균 연봉은 2748만 원이다.

 

쿠팡맨은 쿠팡의 고용 인력 5700명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급여 비중은 20%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봉성창 기자

 

복리후생비와 퇴직급여는 급여의 약 20% 수준이라는 게 회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퇴직급여는 급여의 8~10%. 복리후생비 역시 급여의 10%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해 티몬의 경우 급여는 약 522억 원이며 퇴직급여는 54억 원, 복리후생비는 61억 원을 썼다. 위메프 역시 급여 약 493억 원에 퇴직급여 47억 원, 복리후생비는 56억 원을 지출했다. 이러한 공식에 대입하면 쿠팡의 지난해 퇴직급여 및 복리후생비는 5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용역비는 물류창고 및 허브에 근무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지불되는 임금이다. 이는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맡고 있다. 급여와 마찬가지로 크레딧잡의 국민연금 데이터 기반으로 볼 때 전체 용역비는 넉넉히 잡아도 1400억 원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 쿠팡이 지불한 비용은 1084억 원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해외 기타 특수관계자에 대한 비용이 있다. 그간 쿠팡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로켓직구 관련 기업 ‘쿠팡 글로벌 LLC’를 비롯해 ‘쿠팡 상하이 Co., Ltd’ ‘쿠팡 베이징 Co., Ltd’ ‘쿠팡 아시아 홀딩스 PTE, Ltd’ 등에게 707억 원의 비용이 지출됐다. 여기에는 시설 임대비 등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모두 인건비로 본다고 해도 700억 원 규모다.

 

즉 급여 2100억 원, 퇴직급여 및 복리후생비 500억 원, 용역비 1400억 원, 기타특수관계자 700억 원을 합쳐도 47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쿠팡의 감사보고서에 합쳐진 인건비 6454억 원과 비교하면 1800억 원이 부족한 셈. 하지만 이 계산에는 짐작이 어려운 영역이 하나 빠져 있다. 국민연금 데이터로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외국인 임원의 ​고액 ​급여와 그들에 대한 복리후생비용이다.

 

# ‘외국인’ 김범석 대표의 과도한 외국인 사랑

 

현재 쿠팡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임원은 약 100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급여 규모는 확인이 어렵지만, 팀장급이라 해도 연봉은 ​최소 ​2억 원 이상. 경영진급 외국인은 그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이 쿠팡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익명을 요구한 쿠팡 직원에 따르면 외국인 임원에게는 대우가 남다르다. 서울 강남 지역 고급 아파트 월세와 자녀의 국제학교 교육비, 가족 주거비 지원 등이 제공된다. 심지어 일부 외국인 임원의 경우 입사 계약 시 모국으로 왕복하는 비행기 티켓도 포함된다는 후문이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쿠팡만 파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기업 출신의 외국인을 한국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복지혜택”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사진=비즈한국DB

 

문제는 쿠팡에 이러한 외국인 임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오직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쿠팡이 이처럼 외국인 임원이 많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은 이미 수차례 나왔다. 가령 ‘옥션’ ‘지마켓’ 등을 서비스하는 외국계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한국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원은 한 명도 없다.

 

더욱이 이렇게 거액을 주고 ‘모셔’​온 외국인 임원들이 채 1년도 근무하지 않고 자주 그만두는 것도 골치아픈 문제다(관련기사 '아마존과 정글 사이' 쿠팡은 왜 외국인 임원의 무덤이 됐나)​. 특히 인사(HR) 부문의 캐런 러비 부사장은 불과 4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한국인이 95% 이상인 회사에 외국인 임원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계속되는 천문학적인 적자 상황에서 나스닥 상장을 위해 무리하게 외국계 임원들로 회사를 포장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 인사 담당이 ​또’ 일본계 미국인

 

쿠팡은 최근 또 다시 외국인 임원을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HR을 담당하는 더그 이나미네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이다. 더그 부사장은 지난해 넷마블에 인수된 게임회사 카밤의 최고인사책임자 출신이다. 일본계 미국인인 이나미네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전체메일을 보내 ​“시간이 날 때마다 스키와 달리기 그리고 플라이 낚시를 즐기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고 입사의 변을 밝혔다.

 

더그 이나미네 쿠팡 수석부사장. 사진=링크드인

 

이에 대해 한 쿠팡맨은 “2교대 근무제 도입으로 이제 평일에는 가족 얼굴도 못 보게 된 상황에서 신임 임원의 이 같은 인사말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쿠팡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경영진은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계획된 적자 때문에 어떠한 전략적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김범석 대표는 항상 ‘1회 초’라고 강조하지만 만약 쿠팡이 수비 상황이라면 이미 100점 이상 준 것이나 다름없다. 콜드게임으로 패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인사 및 재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인도 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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