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아시아나 지연 원인 아니라지만…'경년항공기'가 뭐길래

기령 20년 초과 항공기…3년 전 조기송출 협약에도 아시아나는 한 대도 처분 안해

2018.07.27(Fri) 14:46:27

[비즈한국] 2015년 5월 국토교통부는 8개 국적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인천)와 ‘경년항공기 안전관리를 위한 자발적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경년항공기란 항공기의 제작일자를 기준으로 기령 20년을 초과했다는 뜻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항공사들이 경년항공기 송출 계획을 수립해 조기 송출하고, 도입 자제 등에 대해 정부와 상호 협력한다는 것이었다.

 

3년이 지난 현재, 일부 항공사들은 여전히 경년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이 7대, 아시아나항공이 17대,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3대의 경년항공기를 각각 운항 중이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2015년 5월 국토부가 발표한 경년항공기 기령 현황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4대, 아시아나항공이 8대, 에어인천이 2대의 경년항공기를 운항했다. 당시에 비해 경년항공기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특히 에어인천은 보유 항공기 3대 중 1대가 27년, 2대가 26년으로 전 항공기가 ‘경년’​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십 대의 경년항공기를 내보내고 새로운 항공기를 들여오는 등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항공기 처분을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며 (항공기를) 새롭게 도입하고 내보내는 데 보통 10년 스케줄로 움직인다”고 해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년항공기 운항 실태는 더 심각해 보인다. 대한항공은 경년항공기 7대 중 22년 기령이 1대, 21년 기령이 6대로 경년항공기가 된 지 얼마 안 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년항공기 17대를 살펴보면 26년 기령이 3대, 25년 1대, 24년 3대, 23년 3대, 22년 1대, 21년 6대였다. 국토부와 협약을 맺은 후 단 한 대의 경년항공기도 처분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약을 맺을 당시 경년항공기 송출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했고 그 내용을 국토부가 수용했다”며 “장기 플랜에 따라 경년항공기 송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7년 2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각 국적항공사에서 작성한 경년항공기 송출계획을 보면 대한항공은 2019년 6월까지 총 9기의 항공기를 송출할 계획이며, 송출될 연도 기준으로 항공기의 기령은 대부분 20~22년에 걸쳐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2026년 12월까지 총 13기의 항공기를 송출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송출될 연도 기준으로 파악하면 항공기의 기령은 25~30년이며 총 13기 가운데 무려 10기에 대해서 30년을 꽉 채우겠다는 속내가 드러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년항공기 처분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못해 경년항공기를 내보내면 항공사 운영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애초부터 항공기 운용 계획을 잘못 세웠기에 지금 갑자기 움직이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비행 지연이 특히 잦아 고객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정시운항 비율은 91.85%로 2015년 1분기 96.76%에 비해 4.9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외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정시운항 비율은 평균 94.62%로 국적항공사보다 높다.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2015년 1분기 97.45%에서 2018년 1분기 90.28%로, 아시아나항공은 95.37%에서 90.18%로 줄었다.

 

올 1분기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지연 횟수 5876건 중 59.29%인 3484건이 항공기 접속 및 정비로 인한 지연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연 횟수 1540건 중 접속·정비로 인한 지연은 1007건으로 평균보다 높은 65.39%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0.77년으로 대한항공의 8.82년보다 약 2년 높다. 자연스럽게 아시아나항공의 결항·지연이 항공기의 노후화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요 항공사들 중 유일하게 평균 기령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2015년 5월 평균 기령은 9.8년, 현재는 10.77년이다. 반면 대한항공(9.6년→8.82년), 제주항공(11.9년→11.59년), 진에어(14.1년→11.04년), 에어부산(14.1년→11.5년), 이스타항공(13.8년→12.8년), 티웨이항공(9.5년→9.25년)은 모두 평균 기령이 줄었다. 에어인천은 23.4년에서 26.33년으로 늘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의 결항·지연이 경년항공기 운영 때문만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앞서의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는 이착륙 횟수, 비행시간에 따라 항상 부품을 교체하기에 오래됐다고 무조건 위험한 게 아니다”라며 “다만 기령이 20년이 넘어가면 유지비보다 정비비가 더 많이 들어가기에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교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심각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결함을 유발하는 항목을 정리해 정밀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소형항공사 '코리아익스프레스' 실적부진 딛고 비상할까
· 박삼구 회장 개인회사 금호인베스트 '변신·생존'의 비밀
· '홍준표의 LCC' 남부에어 사실상 좌초 위기
· LCC 신규 허가 둘러싸고 '심판' 국토부가 편파 오해 받는 까닭
· '분위기 탔어' 올해 신규 저비용항공사 두세 곳 면허 가능성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