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고용 인원을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고용안정정보망(워크넷)에 공시된 고용형태현황 자료에 따르면 소속 근로자가 5000명 이상인 국내 111개 기업(5000~1만 명 72곳, 1만 명 이상 39곳)은 2017년 3월 126만 2057명에서 2018년 3월 130만 8344명으로 소속 근로자수를 4만 6287명(3.67%) 늘렸다(관련기사 ‘5년간의 부침’ 1만 이상 고용 기업 직원수 변화로 본 산업지형도).
지난 한 해 동안 근로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사업장(기관, 기업, 공기업 등)은 서울시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였다. 지난해 3월 7081명에서 올해 3월 1만 7168명으로 늘었다. 23년 동안 분리 운영되던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지난해 5월 통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을 가장 많이 확대한 기업은 어드밴건설로 나타났다. 2005년 7월 설립된 어드밴건설은 정규직 근로자를 42명에서 537명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355명에서 6693명으로 1년 동안 고용인원을 6833명 늘렸다. 설립 이래 근로자수를 300명 안팎으로 유지해왔던 어드밴건설은 고용인원을 확대한 이유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고용률이 높은 건 건설업 특성으로 추정된다.
어드밴건설 다음으로 고용인원을 많이 확대한 기업은 쿠팡의 자회사와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의 자회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불법 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 PB파트너즈는 제빵기사 5536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지난 2016년 11월 쿠팡이 설립한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해 물류전문가를 6000여 명을 채용해 올 3월 기준 근로자수는 정규직이 782명, 비정규직이 5286명이다.
다섯 번째로 고용인원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최근 5년간 고용현황은 2014년 9만 7266명, 2015년 10만 2672명, 2016년 10만 900명, 2017년 9만 7888명, 2018년 10만 1951명이다. 소속 근로자수를 10만 명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올 3월 기준 삼성전자의 정규직 고용률은 99.29%(9만 7189명)로 나타났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해 올 연말까지 고용인원을 얼마나 확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어 고용인원을 1000명 이상 확대한 기업은 롯데쇼핑 3877명(2만 9059명→3만 2936명), 계명대학교 3067명(2560명→5627명), CJ프레시웨이 2630명(3237명→5867명), 삼구I&C 2718명(8825명→1만 1543명), 스타벅스커피코리아 2229명(1만 1103명→1만 3332명), SK하이닉스 2101명(2만 2626명→2만 4727명), 아성다이소 1991명(9249명→1만 1240명), CJ올리브네트웍스 1949명(8649명→1만 598명), 맥서브 1528명(6945명→8473명), CJ대한통운 1295명(5006명→6301명), 이마트 1184명(2만 9632명→3만 816명), 파리크라상 1114명(5333명→6447명), 유베이스 1096명(8847명→9943명), 세보엠이씨 1093명(4592명→5685명) 순이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 49개 기업은 고용인원이 1000명 이하로 늘었다.
반면 근로자수를 대폭 줄인 기업도 많다. 눈에 띄게 고용인원을 축소한 건 조선업이었다. 각 기업별로 보면 현대중공업 5729명(2만 1399명→1만 5670명), 삼성중공업 1297명(1만 2018명→1만 721명), 대우조선해양 402명(1만 417명→1만 15명), 두산중공업 290명(7765명→7475명) 줄었다. 조선산업의 침체로 인해 지난 한 해 동안 7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도 고용인원을 축소했다. 우리은행 1071명(1만 5745명→1만 4674명), 신한은행 694명(1만 4424명→1만 3730명), 국민은행 579명(1만 8254명→1만 7675명), 농협은행 416명(1만 6440명→1만 6024명), KEB하나은행 397명(1만 4029명→1만 3632명) 감소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고용인원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6대 건설사의 인원도 크게 감축됐다. 어드밴건설과는 반대로 현대건설 1207명(7961명→6754명), 대림산업 400명(8694명→8294명), 대우건설 308명(6488명→6180명), SK건설 249명(5261명→5012명), 포스코건설 209명(5606명→5397명), GS건설 184명(9247명→9063명) 등 지난 한 해 동안 주요 건설사 소속근로자가 2600여 명 줄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수주 상황에 따라 고용인원의 변동이 크다. 일반적으로 하청업체에 작업을 맡기는 방식으로 소속외 근로자를 고용하기 때문에 소속 근로자수가 줄었다고 건설사의 상황이 어려워진 건 아니다”며 “건설사들의 소속근로자가 줄어든 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빕스, 계절밥상 등의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CJ푸드빌(3855명, 1만 4232명→1만 307명)과 애슐리, 자연별곡 등의 외식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2882명, 1만 2297명→9415명)의 근로자도 6700명가량 줄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로 분리하면서,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아르바이트 임금 미지급 파문으로 인원이 감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햄버거병 파문을 일으켰던 한국맥도날드에서는 3266명(1만 4232명→1만 5175명),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에서는 918명(1만 382명→9464명) 근로자가 줄었다. 매장 매출이 줄어든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채용 인원을 확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외에도 삼성SDS(485명), 에스원(391명), 삼성전기(346명), 삼성물산(325명), CJ제일제당(308명), 삼성엔지니어링(259명), 대한항공(184명), LG전자(170명) 등 24개 기업에서도 고용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하락에 따른 희망퇴직 및 구조조정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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