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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김홍국 회장 '복심' 하림 박길연 대표

계열사 두루 거친 축산전문 경영인…"2030년까지 가금식품분야 세계 10위" 포부

2018.07.25(Wed) 16:03:30

[비즈한국]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내부 출신 박길연 신임 대표이사(사장)를 선임하며 경영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 하림의 대표이사가 주로 외부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인사란 평가다. 이전까지 실질적으로 하림 경영을 맡았던 이문용 전 사장은 고령 등을 이유로 상임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박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박 신임 대표는 7월 초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박 대표의 취임으로 하림은 김홍국 그룹회장과 함께 박길연, 윤석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김 회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박 대표는 신선육 사업부문(사육, 사료, 도계 및 제조부문)을, 윤 대표는 육가공부문을 맡는다.

 

박길연 하림 대표이사. 사진=하림 제공


1964년생인 박길연 대표는 1981년 서울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하며 축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1985년 대학 졸업 후 천하제일사료에 입사해 1988년부터 2002년까지 판매본부장을 맡았다. 하림과의 인연은 2001년 천하제일사료가 하림그룹에 인수되며 시작됐다. 이후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하림 계열사 올품의 영업본부장을 거쳐 하림의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2009년에는 역시 하림의 계열사 한강씨엠 대표이사를 맡아 하림 대표가 되기 전까지 9년간 닭고기 계열화 사업의 사육, 생산, 영업, 경영 전 부문을 두루 경영했다.

 

박 대표는 사회생활은 천하제일사료에서 시작했지만 회사가 하림그룹에 인수된 후 20년 가까이 하림그룹에 몸 담은 ‘하림맨’으로 대표이사까지 된 인물이다. 이번 대표이사 취임으로 그는 하림그룹에서 가금 사업을 영위하는 4개사(하림, 올품, 한강씨엠, 주원산오리) 가운데 주원산오리를 제외한 3개 가금사를 모두 거치게 됐다. 기존 이문용 전 대표는 빙그레 사업본부장, 아주레미콘 사장을 지냈고, 윤석춘 대표도 모닝웰, SPC 삼립식품 대표이사 등을 지낸 외부인사 출신으로 박 대표와는 배경이 다르다.

  

업계에선 박 대표가 몸 담았던 올품과 한강씨엠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 과정의 중심에 섰던 기업임을 감안하면 그가 20여 년간 근무하며 김 회장의 신임을 받게 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박 대표는 올품, 한강씨엠 등 핵심 계열사에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로, 앞으로 그룹 오너 김홍국 회장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품은 김준영 씨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로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급성장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동안 올품은 지주사인 하림홀딩스의 3대 주주로 김 씨가 2012년 승계 받을 때 100억 원대 증여세만 내고 회사를 인수, 그룹 지배권을 확보해 논란이 됐다. 올품이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편법 증여와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이 때문에 하림은 지난 2017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 하림그룹은 경영효율성 증대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한 사업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와 중간지주사 하림홀딩스의 흡수 합병을 결정, 최근 하림지주로 출범했다. 앞서 2011년 하림그룹은 지주사 출범 뒤 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 등 복잡한 지주사 체제였는데 이를 정비해 최종적으로 1개 홀딩스 체제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것이다.

 

한편 업계에서 축산전문 경영인으로 추진력이 강하고 ‘자리이타(自利利他·불교에서 자신을 위할 뿐 아니라 남을 위하여 불도를 닦는 일을 뜻함)’의 경영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박 대표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남을 먼저 이롭게 해야 나 또한 이로워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취임사에서 농가 상생경영을 통해 연평균 조소득(농업경영의 성과로서 얻어진 농산물과 부산물의 총가액) 2억 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와 함께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 하림’​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2030년까지 가금식품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들겠다”며 “단기 목표로 2020년까지 매출액 1조 원 돌파, 농가와 상생경영 강화를 통해 농가소득 2억 2000만 원 시대를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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