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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나이 탓, 밥그릇 탓…그렇게 꼰대가 된다

DJ 하는 CEO, 스탠딩데스크, 긴자의 쌀집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자

2018.07.24(Tue) 11:24:30

[비즈한국] #골드만삭스의 차기 CEO으로 지명된 데이비드 솔로몬은 뉴욕과 마이애미, 바하마 등에서 정기적으로 클럽과 해변 댄스파티 디제잉을 하는 DJ다. D-Sol이란 가명으로 활동하는데,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14만 명 가까이 된다. 물론 풀타임 잡(full-time job)은 골드만삭스의 COO(최고운영책임자)다. 그는 M&A와 기업 대출 부문에서 활약하며 이미 2006년부터 골드만삭스의 투자은행 부문 대표로 일했다.

 

골드만삭스의 차기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이 DJ로 활동하는 모습. 사진=D-Sol 인스타그램


#“Sitting is the new cancer.” 애플의 CEO 팀 쿡이 한 말이다. 팀 쿡은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Apple Park)에 근무하는 1만 2000명 직원 모두에게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Vitra)의 스탠딩 데스크를 지급했다. 버튼 조작으로 높이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조절되는 이 책상은 개당 1200달러. 직원 책상에만 1400만 달러(약 160억 원) 이상을 쓴 셈이다. ​

 

‘우리도 서서 일하자’, 혹은 ‘디제잉을 배워보자’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생각한 당연함과 관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꺼내보게 하고 싶었다. 하던 대로만 하는 사람은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핑계가 ‘나이’와 ‘밥그릇’이다. “나이 먹어봐, 어쩔 수 없어.” “밥그릇 문제 앞에선 어쩔 수 없어.” 이런 얘기가 꼰대의 레퍼토리다. 나이가 많다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다 꼰대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다 비겁해지는 것도 아니다. 살던 대로 살면 그냥 꼰대가 된다. 그러나 꼰대가 안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다고 부정하는 순간, 우린 달라지기 시작한다. 

 

도쿄 긴자 한복판에는 큰 쌀집이 있다. 임대료 비싼 동네에 쌀집이 웬 말이냐 싶기도 하겠지만, 고급 쌀을 비롯해 쌀과 관련한 모든 걸 파는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장사도 잘 된다. 이곳의 성공 이후 일본에서 대기업도 쌀집 사업에 나섰을 정도다. 

 

다들 쌀집을 사양산업으로 여겼다. 실제 동네 쌀집도 다들 망했고,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드니 얼핏 보면 사양산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양산업이란 말을 무능에 대한 핑계로 댈 때도 많다. 과거의 관점으로만 보니 사양으로 보이고, 과거의 관점만 가졌으니 무능한 거다. 쌀은 그대로일지라도, 시장과 소비자가 다 바뀌면 쌀을 보는 비즈니스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도쿄 긴자의 쌀집 ‘아코메야’. 그냥 쌀집이 아니라, 쌀에 관련된 모든 것을 파는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사진=아코메야 페이스북


긴자의 쌀집 ‘아코메야’를 만든 스즈키 리쿠조는 1943년생이다. 사실 그는 스타벅스를 일본에 처음 들여와 스타벅스 재팬을 만든 사람이다. 놀라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트렌디한 안목을 가진 사람치곤 나이가 꽤 많다고? 변화에 둔한 이들이 종종 나이 핑계를 댄다. 나이는 변화와 무관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건 나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노력과 투자를 안 해서다. 

 

역사상 가장 뜨겁다는 이번 여름, 더위 탓만 말고 그동안 안 해봤던 일, 엄두도 못 내봤던 일을 한 번쯤 과감히 시도해보면 어떨까? 세상에 당연한 건 절대 없다. 용기도 ‘클라스’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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