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골드만삭스의 차기 CEO으로 지명된 데이비드 솔로몬은 뉴욕과 마이애미, 바하마 등에서 정기적으로 클럽과 해변 댄스파티 디제잉을 하는 DJ다. D-Sol이란 가명으로 활동하는데,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14만 명 가까이 된다. 물론 풀타임 잡(full-time job)은 골드만삭스의 COO(최고운영책임자)다. 그는 M&A와 기업 대출 부문에서 활약하며 이미 2006년부터 골드만삭스의 투자은행 부문 대표로 일했다.
#“Sitting is the new cancer.” 애플의 CEO 팀 쿡이 한 말이다. 팀 쿡은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Apple Park)에 근무하는 1만 2000명 직원 모두에게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Vitra)의 스탠딩 데스크를 지급했다. 버튼 조작으로 높이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조절되는 이 책상은 개당 1200달러. 직원 책상에만 1400만 달러(약 160억 원) 이상을 쓴 셈이다.
‘우리도 서서 일하자’, 혹은 ‘디제잉을 배워보자’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생각한 당연함과 관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꺼내보게 하고 싶었다. 하던 대로만 하는 사람은 절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핑계가 ‘나이’와 ‘밥그릇’이다. “나이 먹어봐, 어쩔 수 없어.” “밥그릇 문제 앞에선 어쩔 수 없어.” 이런 얘기가 꼰대의 레퍼토리다. 나이가 많다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다 꼰대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다 비겁해지는 것도 아니다. 살던 대로 살면 그냥 꼰대가 된다. 그러나 꼰대가 안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다고 부정하는 순간, 우린 달라지기 시작한다.
도쿄 긴자 한복판에는 큰 쌀집이 있다. 임대료 비싼 동네에 쌀집이 웬 말이냐 싶기도 하겠지만, 고급 쌀을 비롯해 쌀과 관련한 모든 걸 파는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장사도 잘 된다. 이곳의 성공 이후 일본에서 대기업도 쌀집 사업에 나섰을 정도다.
다들 쌀집을 사양산업으로 여겼다. 실제 동네 쌀집도 다들 망했고, 쌀 소비량은 계속 줄어드니 얼핏 보면 사양산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양산업이란 말을 무능에 대한 핑계로 댈 때도 많다. 과거의 관점으로만 보니 사양으로 보이고, 과거의 관점만 가졌으니 무능한 거다. 쌀은 그대로일지라도, 시장과 소비자가 다 바뀌면 쌀을 보는 비즈니스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긴자의 쌀집 ‘아코메야’를 만든 스즈키 리쿠조는 1943년생이다. 사실 그는 스타벅스를 일본에 처음 들여와 스타벅스 재팬을 만든 사람이다. 놀라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트렌디한 안목을 가진 사람치곤 나이가 꽤 많다고? 변화에 둔한 이들이 종종 나이 핑계를 댄다. 나이는 변화와 무관하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건 나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노력과 투자를 안 해서다.
역사상 가장 뜨겁다는 이번 여름, 더위 탓만 말고 그동안 안 해봤던 일, 엄두도 못 내봤던 일을 한 번쯤 과감히 시도해보면 어떨까? 세상에 당연한 건 절대 없다. 용기도 ‘클라스’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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