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윤식당’ ‘꽃보다할배’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배우 이서진 씨가 지난 4년간 범 현대가 울산지역 협력업체 임원으로 등재된 사실을 ‘비즈한국’이 단독 확인했다. 이 씨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물론 범 현대가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씨가 몸담은 기업은 울산지역 중소 건설업체 ‘E 종합건설그룹’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201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건축, 토목, 시설물유지관리, 실내건축 등을 아우르는 종합건설사로, 이서진 씨는 설립 1년 뒤인 2013년 3월 취임해 2017년 12월 해임될 때까지 4년여 동안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대한건설협회에 공시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92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이다.
E 종합건설그룹은 2007년 설립된 시설물유지관리를 주업으로 하는 ‘I 건설’이 모태다. 2012년 I 건설과 2011년 설립된 실내 건축 공사업체 I 디자인을 통합해 현재의 E 건설그룹이 됐다. E 종합건설그룹의 관계사(협력사)로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계열사를 비롯해 두산, 대림,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신세계건설, 두올 등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동안 회사가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2014년까지 60억 원을 웃돌던 연매출은 2015년 1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29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억 7000만 원, 2015년 5억 원을 기록한 뒤 2016년에 24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2017년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액은 303억 원으로 울산지역 내 순위에서 전년도보다 28계단 오른 15위를 기록했다. 설립 당시 5억 원에 불과하던 자본금도 2015년 12억 원으로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인허가시스템에 따르면, E 종합건설그룹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청사, 울주보훈회관 건립 등 지역 시설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두올 등 기업에 발주 받아 시공사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건설공사에도 참여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체지만 지역 공공시설 시공 등을 따낼 만큼 경쟁력이 있어 보이고, 단순히 회사의 성장이 이서진 씨와 크게 연관돼 보이진 않는다”며 “다만 이 씨가 임원으로 등재됐다고 홍보할 만큼 큰 회사가 아니고, 얼굴마담도 아닌 것으로 보아 실제 경영 때문에 임원에 등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올 3월 이 씨는 두올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세간에 화제가 됐다. 두올은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로 자동차용 시트와 카펫, 에어백 소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2016년 7월 상장했으며, 연 3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올은 울산공장 시공을 E 종합건설그룹에 맡겼다. 이 씨는 E 종합건설그룹의 사내이사를 내려놓은 지 약 3개월 만에 관계사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다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두올의 임원사항을 확인해본 결과 이 씨의 이력에 E 종합건설그룹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E 종합건설그룹 측은 이 씨가 실제 임원에 등재됐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E 종합건설그룹 최고위 관계자는 “개인적 친분으로 (임원 등재) 부탁을 드린 거고, 출근은 몇 번 했지만 직접 경영에 참여한 건 아니다. 현재는 소속도 아니고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사임이 아닌 해임이 된 배경에 대해서도 “딱히 드릴 말씀 없다”고 답했다.
이 씨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측도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후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속 연예인의 개인적인 일까지 파악하지는 않는다”며 “확인해보겠다”고 했지만 답은 없었다.
한편 이 씨는 2011년에도 자산운용사 에스크베리타스(현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글로벌콘텐츠 본부장(상무)으로 선임돼 활동한 경력이 있다. 뉴욕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평소 금융권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의 조부 이보형 씨는 서울은행장, 제일은행장 등 금융 요직을 두루 거쳤고, 부친 이재응 씨는 안흥상호신용금고 대표를 지내 연예계 대표적인 금융업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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