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공기업이 언론 광고비로 지출한 총액은 457억 9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 기업당 평균 13억 8772만 원을 광고에 쓴 셈이다.
이는 35개 공기업 중 자료 제출을 거부한 두 곳(한국수력원자력·한국토지주택공사)을 제외하고 33곳을 살펴본 결과다. ‘비즈한국’은 정부·공공기관 국내 언론 광고 대행 업무를 담당하는 언론진흥재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자료를 받았다. 영업비밀을 이유로 세부 지급 내역은 비공개처리 됐다.
지난해 32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언론 광고비를 쓴 곳은 106억 600만 원을 집행한 한국전력공사였다. 그 뒤로 인천국제공항공사 91억 4500만 원, 주택도시보증공사 43억 7600만 원, 한국가스공사 36억 5900만 원, 한국수자원공사 32억 1900만 원 순이다.
언론 광고비가 많은 상위 5개 공기업 평균 부채는 31조 4764억 원, 평균 부채비율은 155.6%다. 그중 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108조 8242억 원에 달했고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356%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였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를 수행하고 있다”며 “민간에 비해 많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공기업 중에선 아무래도 규모가 크다 보니까 가장 많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언론 광고비 지출이 가장 적은 공기업은 2400만 원을 집행한 한국가스기술공사였다. 그 뒤로 대한석탄공사 2800만 원, 한국석유공사 2900만 원, 울산항만공사 1억 원, 한국광물자원공사 1억 원 순이었다. 하위 5개 공기업 중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명박 정권 자원외교에 앞장선 뒤 674%에 달하는 부채에 허덕이는 중이다.
32개 공기업이 광고를 가장 많이 한 매체 종류는 신문(지면 발행을 하는 언론)이었다. 공기업은 지난해 광고비로 신문 매체 219억 3100만 원, 방송 매체 176억 800만 원, 인터넷 매체 50억 2700만 원을 썼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기업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광고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당 언론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광고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는 건 아주 민감한 문제”라며 “신문이 가장 많아서 광고비가 많이 나간다. 최근엔 인터넷 매체에 광고를 많이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매체에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한 공기업은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감정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조폐공사 네 곳뿐이었다.
올해 공기업의 언론 광고비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2018년 5월까지 32곳 공기업이 집행한 광고비는 185억 5460만 원. 기간을 놓고 단순 계산을 했을 때 예상되는 올해 공기업 언론 광고비는 445억 1040만 원이다. 연말에 광고비 집행이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17년 예산을 가볍게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언론 광고비가 커지다 보니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기업 광고비 지급의 경우 특정 언론매체에 몰아주기식이 아니라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광고비 집행 관리 지침’을 마련하고 ‘광고비 집행 심의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016년 7월 발의한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안(정부광고법)’이 지난 5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광고법은 공기업 등 정부·공공기관이 국내매체에 광고할 때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대행 업무를 맡기게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언론 광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이다. 기존엔 국무총리 훈령 ‘정부광고 시행에 관한 규정’에 따르다 보니 공기업이 위탁업체를 통해서 언론 광고를 하는 등 꼼수가 지적되기도 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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