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금융사기사건에 가담한 부부와 딸 일가족이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선고받고 항소 또는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도 사기 전과가 있는 데다 이번 사건에서 딸에겐 여러 대형 로펌 변호사 17명이나 변호인단으로 참여해 논란이 예상된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환율 변동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면 월 1~10% 이자에 원금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이를 통해 1만 2000여 투자자들로부터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가로챘다. 주범인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을 확정 받았다.
아울러 15명이 이 사건의 공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중 A 씨와 딸은 IDS홀딩스 지점장, A 씨의 아내는 남편 지점의 팀장을 맡았다.
법원의 판결문과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A 씨는 주범인 김성훈 대표가 구속기소되자 9개월간 도피생활을 하다 붙잡혀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 1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와 방문판매법 위반으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제기했다.
A 씨의 딸은 2017년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혐의를 선고받았으나 지난 5월 같은 법원 항소부에서 열린 2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A 씨의 아내도 IDS홀딩스 사기사건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 씨 일가족 세 사람은 IDS홀딩스 사건 외에도 사기 범죄로 유죄 판결을 확정 받은 이력이 있어 ‘상습 가족 사기단’ 논란을 증폭시킨다.
A 씨 일가는 2005년부터 2006년 까지 6개월여 동안 금융다단계 회사에서 활동하면서 부산과 경남지역 설명회를 열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 회사는 대표와 공모해 복합문화상품권 독점 판매 사업으로 투자금 원금과 고율의 수익금을 지급한다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이 회사는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고 다단계판매조직을 운영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약 78억 원을 끌어들였다.
당시 이 사건으로 A 씨 일가는 재판에 넘겨져 2007년 2월 법원으로부터 방문판매법과 유사수신행위 위반으로 벌금 1000만 원을 확정 받았다. A 씨의 아내와 딸도 각각 벌금 150만 원의 형을 확정 받았다.
A 씨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약 5개월간 유사수신업체 총괄이사로 근무하면서 사기와 유사수신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업체 대표와 공모해 주식 매수·매도사업을 통해 투자금 원금과 고율의 수익금 등을 상환하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6억 3000만 원 상당의 출자금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2011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해를 넘겨 2012년 5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그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풀려났고 상고를 하지 않아 그대로 형을 확정 받았다. A 씨가 집행유예 상태에서 아내, 딸과 함께 눈을 돌린 곳은 IDS홀딩스였다.
세 사람은 “김성훈 대표의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수익금과 배당을 보장하고 1년 후에 원금을 돌려주겠다, 투자를 한 후 하위 투자자를 모집하면 매 월 투자원금의 3% 정도의 금액을 직급별로 나누어 12개월 동안 지급하므로 단기간에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A 씨가 운영한 지점은 총 8800여 회에 걸쳐 2000억여 원을 끌어 모은 IDS홀딩스 핵심 지점 중 한 곳이다.
A 씨와 딸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공통적으로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점, 피고인들이 김성훈의 사기행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점, 피고인들의 범죄 전력 등 양형 요소들을 모두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적시돼 있다.
이 가족과 관련해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A 씨의 딸을 위한 변호인단이다. 그녀는 상고심과 관련해 대형 법무법인인 광장 외에 대륙아주와 중부로, 세 법무법인에 변론을 맡긴 상태다. 그녀의 상고심 재판에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린 변호사 수만 해도 광장 6명, 대륙아주 4명, 중부로 7명, 무려 17명에 달한다.
A 씨 딸 상고심을 맡은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재판과 관련해 히스토리를 아는 변호사, 새로운 관점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변호사 등 복수의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측 이민석 변호사(검사 출신)는 “법원이 A 씨와 딸에 이어 아내까지 구속기소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해 아내는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 사람은 이미 사기 전력이 있고 특히 A 씨는 집행유예 상태에서 IDS홀딩스 핵심 지점을 맡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며 “A 씨의 딸은 피해자들로부터 얻은 경제상의 이익이 몰수되지 않은 채 오히려 이를 통해 법무법인 세 곳에 자신의 변호를 맡겼다”고 꼬집었다.
한편 IDS홀딩 사건에는 부부 연루자도 있다. 아내는 지난 5월 2심에서 징역 6년형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상고심을 제기했고 남편 역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관련기사 자녀교육법 유명 부부, 사기사건 연루 구속 스토리).
이 부부는 유년기 시절 공부를 멀리하던 자녀가 한 고등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명문대학에 입학했다며 자신들의 교육법에 대해 책을 쓰기도 했다. 부부는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자녀 교육법을 소개했다. 그 프로그램은 이들을 차별화 된 교육방식으로 자녀를 우등생으로 이끈 훌륭한 부부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아내는 IDS홀딩스의 한 지점장으로 활동했고 남편은 이 지점 본부장을 맡는 등 주요 모집책으로 활동했다. 실형선고를 받은 아내에 이어 남편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이민석 변호사는 “이들 부부의 사례를 보면 남에게 피해를 입혀도 자신들은 돈을 벌고 자녀는 명문대에 가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고스란히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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