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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베조스는 아마존의 효율성을 어떻게 구축했나

금융위기 때 와신상담…세상 모든 물건 파는 '에브리싱 스토어'로 급속 확장

2018.07.09(Mon) 11:18:28

[비즈한국] 어느 시대나 당대 최고의 기업인이 있습니다. 금융으로 세상을 뒤집은 워런 버핏이 대표적입니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도 있죠. 하지만 이들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워런 버핏은 80대입니다. 빌 게이츠 또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요.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여태까지는 ‘구글’의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어디일까라고 하면 한 회사가 더 추가됩니다. 바로 ‘아마존’입니다.

 

제프 베조스 이후에도 아마존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생긴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아마존의 리더 제프 베조스는 가장 핫한 사업가입니다. 식품, 유통, 도서부터 영화, 언론, 보험, 심지어 클라우드 서버까지 수많은 산업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큰 사업 규모와 종류로 인해 독점 기업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지요. 무엇보다 ‘워싱턴 포스트’​를 통한 트럼프 의혹 폭로로 트럼프와 대립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많은 이의 롤모델이 되어가는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이 핵심인 구글과 달리, 아마존은 철저하게 ‘효율성’을 특징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최소한 카피는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지난번에 다루었던 마윈을 필두로 한국에서도 쿠팡, 11번가 등의 기업이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베조스의 어머니는 17세에 그를 낳았습니다. 베조스의 부모는 베조스가 태어나기 전에 헤어졌습니다. 이후 베조스의 어머니는 쿠바계 미구엘 베조스와 결혼했습니다. 미구엘은 석유기업 엑손의 중역을 지냈을 정도로 성공한 이민자였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지금껏 미구엘을 자신의 아버지로 여깁니다.

 

베조스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이후 벤처 회사를 거쳐 26세에 금융회사 D.E 쇼(D.E Shaw)의 부사장이 되지요.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이었습니다.

 

D.E 쇼​에서 베조스는 신사업을 맡습니다. ‘​모든 것의 가게(The Everything Store)’​ 프로젝트였지요. 이미 D.E 쇼​는 1990년대에 프로그래밍의 힘을 트레이딩에 활용해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번에는 인터넷의 힘을 판매에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인터넷에 카탈로그를 무한하게 올려놓으면 다양한 작은 시장을 모아 큰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신사업을 연구하던 베조스는 이 아이디어에 욕심이 났습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성공적 삶을 포기해야 했지요. 인터넷은 너무 큰 기회로 보였습니다. 고민 끝에 베조스는 회사를 퇴사하고 시애틀에서 아마존을 창업합니다. 친척, 가족에게 ‘성공 확률은 30%’라고 말하며 빌린 쌈짓돈으로 한 시작이었습니다.

 

아마존은 순식간에 최고의 인터넷 서점이 됐습니다. 하지만 위기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리먼 브러더스가 아마존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결정적으로 2001년 닷컴 버블이 터졌습니다. 아마존은 직원 1300명을 해고하며 와신상담해야 했습니다.

 

아마존은 바닥에서 천천히 올라왔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파는 가게(Everything Store)가 되어간 거지요. 전자책부터 클라우드까지 수많은 사업을 잡아먹으면서 말이죠.

 

아마존은 워낙 많은 사업을 진행하기에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이어지는 느낌은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마존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확장합니다. 사업마다 무자비할 정도로 효율을 추구하며 산업을 장악하지요. 아마존은 너무나도 자유롭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에, 철저하게 통제하고 효율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전자책, 클라우드 서비스, 영상 플랫폼, 심지어 종이신문(워싱턴 포스트)까지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마존 특유의 효율성과 속도감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효율을 추구하면서도 자유롭게 커진 사업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냅니다. 프라임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서입니다. 유료 구독을 통해 일정 금액을 내면 프리미엄 배송부터 서버, 신문, 비디오 서비스, 음성 스피커까지 아마존의 모든 서비스를 저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잔인할 만큼 효율적입니다. 소비자에게 아마존만큼 효율적인 기업은 찾기 어렵습니다. 아마존은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물건을 제공합니다. 미국 구석구석은 물론, 히말라야까지 물건을 배달합니다. 한국까지 90달러(약 10만 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을 시작했을 정도입니다. 

 

무자비한 효율성을 통해 아슬아슬한 마진을 유지하면서 아마존이 노리는 건 ‘독점’입니다. 일단 독점하면 무섭게 효율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서는 서로 비판하는 공격적인 문화, 고객의 모든 CS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민함, 모든 의견에 통계 근거를 가져오는 냉철함을 유지 합니다.

 

아마존은 모든 물건을 팝니다. 모든 사업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따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자비한 효율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폭발적인 확장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습니다. 마윈처럼 시장의 특성을 활용해 자기 시장에서 아마존을 막아내는 정도가 전부지요.

 

너무나도 특별한 아마존. 그래서 제프 베조스 이후에도 아마존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생깁니다. 아마존의 모든 특별한 문화는 베조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베조스는 현재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극도의 효율로 전 세계 산업을 잠식해가는 기계 아마존의 창조자, 제프 베조스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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