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주일째인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은 안정화 국면이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이 지난 6일부터 집회를 여는 등 이번 사태로 인해 박삼구 회장 일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46년 고 박인천 회장이 창업한 광주택시가 그 모태다. 이후 광주여객, 금호실업, 아시아나항공 등을 차례로 설립하며 운송·물류업 기반을 다지고 화학·건설 부문 등을 아우르며 한때 재계 순위 9위까지 오르는 등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경영권 다툼을 벌인 것. 그 결과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계열분리를 했다. 이후에도 소송 등으로 갈등을 지속하다 2016년 전격적으로 합의하며 ‘형제의 난’은 일단락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표적인 호남기업. 그러나 혼맥에 있어서만큼은 ‘전국구’다. ‘정·재계 혼맥은 금호 일가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2·3세들을 통해 LG, 대림, 대상 등과 사돈을 맺고 있다.
박인천 창업주는 슬하에 5남 3녀를 뒀다. 2002년부터 그룹 경영권을 지켜온 박삼구 회장은 박인천 창업주의 3남. 박 회장은 위로 두 명의 형과 두 명의 누나가 있다. 차례로 박성용 2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경애 씨, 박정구 3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강자 금호미술관 관장이다. 아래로 남동생 둘과 여동생 하나가 있는데 경영권 다툼을 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교 이사장이다.
금호가 혼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조카사위였다. 박 회장의 여동생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남편은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 이들의 장녀가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다. 임 전무는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2009년 이혼했다.
박 회장의 부인 이경렬 씨는 이정환 전 재무부 장관의 차녀로, 슬하에 아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를 두고 있다. 박세창 사장은 2003년 중학교 동창인 김현정 씨와 결혼했다.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금호가가 평범한 집안 출신과 혼인해 화제가 됐다. 박 사장 부부는 아들 둘을 낳았다. 박세진 상무는 최성욱 김앤장 변호사와 결혼했다. 최 변호사 부친은 김대중 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최경원 김앤장 변호사다.
박세창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했다. 2005년 금호타이어로 옮겨 경영기획팀, 한국영업본부, 영업총괄, 기획관리총괄 등을 거쳤다. 2016년 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사업을 관리하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박세진 상무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다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입사와 함께 상무직을 달았다. 그룹 측은 박 상무가 일본 호텔 근무 경험 등 경력이 있다고 밝혔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4일 기내식 대란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딸 입사에 대해 “인생공부 차 그룹 내 비중이 작은 리조트 회사 상무로 입사시켰다”며 “리조트 발전에 조그마한 기여를 하도록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박세창 사장과 박세진 상무는 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고속의 지분을 각각 18.7%, 1.5%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분을 어떻게 늘려갈지도 관심사다.
한편 박 회장은 현재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박 회장은 1988년 6월 800㎡(약 242평) 부지를 매입해 2003년 6월 연면적 544㎡(165평)에 달하는 2층 단독주택을 지었다. 자택 바로 앞 위치한 주차부지도 박 회장 명의다. 등기부에 따르면 394㎡(119평) 토지 위에 연면적 338.45㎡(103평)의 단층 건물이 지어져 있다. 박 회장 자택의 올해 개별주택공시가격은 58억 3000만 원에 달한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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