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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셀트리온의 쌍두마차, 기우성 vs 김형기

공동 대표이사 사장에서 나란히 부회장 승진…서정진 회장의 신임 '두 몸'에 받아

2018.07.04(Wed) 21:15:04

[비즈한국]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사업 확장 및 가속화를 위해 지난 3월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세계 최초로 항체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셀트리온은 기우성·김형기 공동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기우성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형기 부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자리를 옮겨 김만훈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 

 

지난 3월 셀트리온 공동 대표이사 사장에서 승진한 기우성 부회장(왼쪽)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셀트리온 제공


# 서 회장과 대우-셀트리온 인연, 기우성 부회장

 

2015년 3월 셀트리온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해 3년 만에 단독 대표가 된 기우성 부회장은 1961년 12월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1988년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자동차(한국지엠)에 입사한 그는 12년간 기획실에서 근무했으며, 2000년 4월 셀트리온홀딩스의 전신인 넥솔로 이직했다. 

 

셀트리온 창업 멤버인 그는 2007년 4월 셀트리온으로 자리를 옮겨 기술생산부문 생산지원본부장, 생명공학사업부문 생산지원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키웠다. 그는 셀트리온 설립 초기부터 생산·임상·허가 부문을 담당해온 데다, 세계 최초로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 허가를 진두지휘한 점을 인정받아 셀트리온 입사 15년 만에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지난 6월 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기 부회장에게 30억 원 상당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만 주를 증여하고, 기 부회장의 가족으로 알려진 두 명이 콜옵션을 행사해 서 회장으로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 50억 원 상당의 주식 6만 주를 사들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서 회장과 기 부회장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했다. 당시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서 회장과 기 부회장 사이의 개인적인 증여 및 콜옵션 계약이라 배경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기 부회장은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하면서 서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19992년부터 2000년까지 대우자동차 경영고문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 입사 18년 만에 부회장이 된 기 부회장에 대해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기 부회장은 셀트리온의 조직 결속력을 높이고, 해외공장 설립과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허가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또 미국 FDA로부터 유방암치료용 항암제 허쥬마(CT-P6)의 판매 승인을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성공적인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허쥬마 판매 허가를 받아냈으며, 5월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주요 국가에서 공식 판매가 시작됐다. 허쥬마는 선발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에 이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셀트리온의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다.

 

기 부회장은 기업경영성과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평가, 매출 10조 미만 기업군에서 100점 만점에 70.5점을 받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역시 대우차·재무전문가, 김형기 부회장

 

지난 3월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한 김형기 부회장은 1965년 5월생으로, 기 부회장처럼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우자동차에 입사했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그는 넥솔바이오텍에서 전략기획실장, 비서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지냈으며, 2005년 셀트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3월 네 살 터울의 기우성 부회장과 함께 셀트리온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재무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가 해외법인 설립, 해외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고, 김 부회장은 재무책임자(CFO)를 맡게 됐다. 

 

서정진 회장이 대우자동차에서 함께 근무했던 두 사람을 부회장으로 선임하자 뒷말이 많았다. 특히 김 부회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월 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제회계기준을 선제적으로 반영한다는 이유로 2016년 재무제표를 수정해 논란을 키웠다. 2016년 매출이 7577억 원에서 7371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1786억 원에서 1591억 원으로 줄었다.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9211억 원, 1539억 원으로 예상을 한참 밑돌았다. 

 

이를 두고 다시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김 부회장을 투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김형기 부회장은 셀트리온이 회계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최전선에 나섰다. 2011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상이하게 기록되면서 매출 부풀리기 및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김 부회장이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해명했다. 2017년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이 무산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오자 언론 인터뷰에 적극 나서 의혹을 잠재웠다. 

 

부회장으로 승진하기 두 달 전 김 부회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매년 매출 증가에 키포인트를 뒀다. 지난해는 램시마 시장 점유율 확대였다”면서 “올해는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 점유율 10%를 넘기는 게 목표다. 혈액암 치료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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