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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 내부거래·지배구조, 공정위 조사 '비포&애프터'

대림코퍼레이션 등 중점 점검 나서자 대폭 개선…대림 "지주사체제는 아직"

2018.07.03(Tue) 21:09:14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일감 몰아주기 근절과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포함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 18위 대림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자 그간의 관행들을 선제적으로 개선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대림산업 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공정위는 지난해 9월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대림그룹 총수일가가 지분을 대량 보유한 계열사들 간의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대림그룹의 기업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대림코퍼레이션, 그 외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을 대량 보유한 계열사 켐텍과 에이플러스디를 중점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조사 3개월여 만인 올 1월 14일 대림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일감 몰아주기 해소, 상생협력 추구 등을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에 나섰다. 

 

대림그룹은 이전까지 크게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이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 지분 21.67%를 ​보유해 그룹을 지배해왔다. 이해욱 부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로 대림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대림그룹은 지난 3월 오라관광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대림코퍼레이션에 매각해 ‘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다. 따라서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을 사업지주회사로 하는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도 가능해졌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오라관광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처분했다. 다만 아직까지 지주회사체제 전환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림그룹은 이해욱 부회장(55%), 아들 동훈 씨(45%)가 지분을 100% 보유한 부동산개발업체 에이플러스디 지분 처분방식을 결정하는 대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일감 몰아주기 문제와 관련해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과 켐텍을 중심으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1994년 설립돼 석유화학 도소매업과, 해운물류 서비스업, IT 기반의 건설 및 주택부문 서비스 용역을 제공하는 업체다. 이해욱 부회장은 이 회사 과반 지분을 확보해 아버지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대림그룹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대림그룹의 경영 쇄신안에 따라 대림코퍼레이션은 올 들어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계열사인 대림산업, 여천NCC 등 대림코퍼레이션 매출을 담당했던 내부거래도 올 1분기 대폭 감소했다. 

 

대림코퍼레이션 올 1분기보고서를 보면 연결기준 7057억 원 매출을 거뒀고 이 중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는 1410억 원으로 22.2%의 비율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16년 1분기 전체 매출 8155억 원에 비하면 올 1분기 매출은 11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도 2016년 1분기 3440억 원에 비해 1년 새 59%나 감소했고 내부거래 비율도 이 기간 44.2%에서 올해 1분기 22.2%포인트나 줄었다. 

 

대림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내부거래를 진행하지 않고 그동안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온 거래는 외부업체의 참여가 가능한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사진=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동생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이 지분 69.37%를, 이 부사장의 딸인 주영 씨가 23.72%를 보유한 켐텍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켐텍은 2010년 설립된 화학합성 수지와 건축용 설비 취급업체로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왔다. 당초 이 회사는 이준용 명예회장(30%)과 이해창 부사장(60%), 대림코퍼레이션(10%)이 출자해 설립했으나 이후 이 명예회장이 손녀 주영 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등 변동이 있었다. 지난 4월 6일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켐텍 잔여 지분 7.91%를 켐텍이 전량 매입하면서 언제든 대림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가 가능해졌다. 

 

켐텍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하면 2017년 전체 매출 1725억 원 중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은 191억 원으로 내부거래 비율은 11.07%로 내려갔다. 이는 켐텍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과 비율이 정점을 찍었던 2016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켐텍의 2016년 매출 1416억 원 중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은 345억 원이었고 내부거래비율은 24.36%였다.

 

특히 대림산업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림산업은 2016년 켐텍에 245억 원어치를 거래했지만 지난해 134억 원으로 감소했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켐텍은 타 업체와 경쟁입찰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 이미 켐텍은 자력으로 기업성장을 이뤄가는 단계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대림그룹은 하도급법 및 관련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내부 하도급 심의위원회 심사 권한 보장,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대한 재무지원 강화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자 대림그룹의 문제되는 거래관행을 전방위적으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토록 빠른 진행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으며 진작 개선했으면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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