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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횡령·배임 혐의 이재환' 호화 요트·캠핑카 실물 공개

영화 '007시리즈'에도 등장한 요트…CJ그룹 "업무 용도로 구입" 해명

2018.07.03(Tue) 15:51:37

[비즈한국]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회사 돈으로 구매한 것으로 의심 받는 개인 요트와 캠핑카의 실체를 ‘비즈한국’이 단독 확인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 요트는 세계 3대 명품 요트 제조업체로 꼽히는 영국 선시커(Sunseeker)사에서 제작했다. 지난 1968년 영국에서 설립된 선시커사는 연간 300여 대의 맞춤형 요트를 생산한다. 대당 가격은 40만~2100만 파운드(약 7억~372억 원)에 달한다. 영화 ‘007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초호화 요트로 유명하다.

 

정확한 모델명은 ‘선시커 맨해튼52(Manhattan52)’. ‘비즈한국’이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이재환 대표는 지난 2016년 국내 유명 요트업체를 통해 해당 요트를 제작·구매했다. 올 4월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고, 같은 달 19일 김포 선착장에 도착했다.

 

서울 한강의 한 요트 선착장에 정박한 이 대표의 요트. 이 선착장은 국내 유명 요트업체가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요트업체를 통해 선시커사의 맨해튼을 구입했다. 사진=문상현 기자


요트 자재 색상과 재질 등 세부 항목을 이 대표가 모두 직접 챙겼다. CJ그룹 관계자들도 실물을 보지 못했고 구체적인 내용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2월 19일부터 앞서의 요트 제조업체와 미팅을 하며 제작과 구매 과정 전반을 브리핑 받기도 했다.

 

이 대표의 요트는 현재 서울 한강과 김포에 위치한 선착장들을 오가며 보관 중이다. 이 요트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갖춘 개인 전용실과 별도의 휴게실, 주방, 접대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2000만 원을 들여 선미 선원실을 추가하고 300만 원대 레이더와 800만 원 대 오디오스피커도 옵션으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환 대표가 구입한 선시커 맨해튼 52 옵션 견적표. 단순 옵션 비용만 5000만 원을 넘는다.

 

취재팀이 직접 내부를 들여다보니 아직까지 선실 소파와 테이블 등에 포장된 비닐은 제거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른 요트 중개업체 관계자는 “선시커의 맨해튼 시리즈는 다른 동급 선박에 비해 선수가 넓고 시트와 선베드 등이 개방돼 있는 등, 요트 전체를 사교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캠핑카 등 다수의 자동차 역시 경찰 수사 대상이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이 대표의 캠핑카는 메르세데스-벤츠사의 ‘비아노’로 확인됐다. 해외에서 옵션을 추가하고 특수 개조를 한 뒤 국내에 들여와 기존 판매 가격보다 2배가량 높게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환 대표가 운용하는 캠핑카 ‘비아노’​ 사진=문상현 기자

 

캠핑카를 포함해 현재 이 대표가 운용할 수 있는 차량은 21대. ‘비즈한국’이 단독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차량은 대부분 고급 수입 자동차다. 마이바흐 62 제플린, 페라리, 포르쉐 카이엔, 재규어 다임러, 메르세데스-벤츠 SLS, SL65, 폭스바겐 등 세단과 스포츠카, 클래식카가 섞여있다. 

 

‘마이바흐 62’ 시리즈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자동차(마이바흐 62S)로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대표가 소유한 차량은 ‘마이바흐 62 제플린’ 모델로 전 세계 100대 한정판이다. 2010년 출시 당시 벤츠는 국내에 총 3대만 배정했다. 이 대표의 자동차 일부는 캠핑카 비아노와 같이 해외에서 특수 개조 등을 한 뒤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가 주로 사용하는 차량은 리무진으로 개조한 메르세데스-벤츠 S500이다. 차량에 부착된 S500 로고를 S600 로고로 교체했으며,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미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독수리 마크를 붙였다. 국산 카니발에는 미국 중앙정보국 ‘CIA’ 마크가 부착돼 있다. 이 대표는 21대의 차량을 자택, CJ 계열사 등에 분산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명의는 개인과 CJ파워캐스트, CJ제일제당 등으로 설정돼 있다.

 

이 대표가 운용하는 페라리(왼쪽)와 미쓰오카 가류(오른쪽). 사진=문상현 기자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은 요트와 함께 이 대표가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차량 일부도 회사 돈으로 구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의 회사 돈 유용 의심 금액은 30억여 원으로 알려졌으나 압수물 분석과 이어지는 수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3일 오전 ​회사 등을 방문해 요트와 자동차 등 실물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3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요트는 CJ파워캐스트 명의로 설정돼 있다. 업무 용도로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동차는 개인 명의와 회사 명의로 나뉘어 있다. 개인 소유는 개인 돈으로, 회사 소유는 회사 돈으로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르게 보고 있다. 지난 2일 CJ파워캐스트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경찰은 요트가 개인 용도로 구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CJ파워캐스트는 방송 송출, 오디오 매장 방송,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 옥외 광고등 콘텐츠 관리와 판매, 유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내부거래 비중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파워캐스트는 지난해 CJ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린 매출은 537억 원으로 전년 492억 원보다 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2352억 원)의 23%에 달하는 수준이다. 요트를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6년 CJ파워캐스트의 내부거래 비중은 45%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앞서의 국내 요트 제조업체에 회사 자금 일부가 흘러들어간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트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통상 요트 구매는 30%의 계약금과 70% 잔금결제 순서로 진행된다. “요트가 회사 명의라면 자산에 포함돼 있느냐”는 ‘비즈한국’ 질문에 앞서의 CJ그룹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보겠다”고만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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