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6일 볼보가 XC40을 출시하면서 재규어 E-페이스, 메르세데스-벤츠 GLA와 함께 ‘럭셔리 소형 SUV 시장’이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원래 이 시장은 X1, GLA, Q3를 앞세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가 각축을 벌였지만 ‘디젤 게이트’ 여파로 X1, Q3가 판매를 중단하면서 GLA가 독차지했었다. 그러다 올 4월 16일 재규어가 E-페이스를 출시한 데 이어 볼보 XC40이 출시되며 새로운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 볼보의 변신은 무죄, XC40
볼보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2016년 국내 출시된 대형 SUV XC90에서 시작됐다. 안전하지만 투박한 차로 인식되던 볼보는 하이테크적인 디자인으로 완전히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중형 SUV인 XC60이 출시된 데 이어 올해 소형 SUV XC40으로 볼보의 SUV 라인업이 완성됐다.
가장 나중에 나온 모델인 만큼 XC40의 디자인이 가장 발전된 형태다. XC90, XC60, XC40을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디테일이 정교해짐을 발견할 수 있다. 추후 XC90, XC60이 페이스리프트를 한다면 XC40보다 개선된 형태가 될 것이다.
볼보 디자인팀이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실내 수납공간이다. 미국산 차를 타 보면 소지품을 둘 곳이 마땅치 않다. 자동차는 거주공간이라기보다 이동수단일 뿐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일본산, 한국산 차들에는 수납공간이 오밀조밀하게 마련돼 있다. XC40은 그런 개념조차 뛰어넘는다.
앞좌석 도어 안쪽에 부착하던 스피커를 펜더 쪽으로 옮기고 수납공간을 확장해 노트북을 넣을 수 있게 됐다. 조수석 글로브박스 커버에는 가방을 걸 수 있는 후크를 장착했다. 좌석 사이에는 각티슈를 넣을 공간과 간이 휴지통까지 마련됐다. 휴대폰은 무선충전 장치가 마련된 베이에 두면 된다. 볼보는 이를 스칸디나비안의 실용성이 적용됐다고 설명한다.
현재 수입산 소형 SUV들은 모두 가솔린 엔진 버전만 있다. 잘나가던 디젤 버전은 판매가 중단됐다. XC40에는 2.0리터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제로백(0→100km/h 가속시간)은 8.5초로, 1740kg(공차중량)의 무게를 다루기엔 충분한 파워다. 사륜구동과 볼보의 첨단 주행안전 기술들이 전 차종에 기본 장착됐다.
가격은 ‘모멘텀’ 4620만 원, ‘R-디자인’ 4880만 원, ‘인스크립션’ 5080만 원이다.
# 스포츠카 DNA 포기 못 해, E-페이스
길이(전장)는 4.4m가 안 되고 휠베이스(축거)도 2.7m가 안 되지만, 전폭이 1984mm로 2m에 가깝다. 사이드미러까지 펼치면 2m가 넘는다(2088mm). 참고로 쏘나타·그랜저의 전폭이 1865mm, 제네시스 EQ900의 전폭이 1915mm다. 차선 좌우를 꽉 채우고 달려야 하지만 납작한 자세가 나온다. 스포츠카의 유전자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기량은 XC40, E-페이스, GLA 모두 2.0리터급이지만, 싱글 터보인 경쟁차종과 달리 E-페이스는 트윈 터보와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공차중량이 1895kg으로 무거운 편이지만 제로백은 그 중 가장 빠른 7초로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
재규어 사륜구동 시스템인 ‘액티브 드라이브라인’은 가용 접지력에 따라 최대 100%의 토크를 각각의 휠로 배분할 수 있게 해 후륜구동의 핸들링 특성이 구현된다. 형제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기술도 적용돼 젖은 풀밭, 눈, 얼음 등 미끄러운 지면에서 안정적인 출발과 주행이 가능하다. 레이싱 유전자와 SUV의 기능 모두를 추구했다.
전폭이 길고 트윈 터보 및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면서 차량이 무거워져 연비는 손해를 봤다. 2.0리터급이지만 복합연비는 리터당 9.0km에 그친다. 카탈로그에는 디젤 엔진 및 가솔린 고성능 버전(P300)도 나오지만 현재는 P250만 판매한다.
가격은 ‘P250 S’ 5530만 원, ‘P250 SE’ 6070만 원, ‘P250 R-다이내믹 SE’ 6470만 원, ‘P250 퍼스트 에디션’ 6960만 원이다.
# 삼각별 외에 설명이 필요 없는, GLA
XC40, E-페이스의 진입 가격보다도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경쟁 차종과 달리 사륜구동이 기본 장착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존재감은 확실하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상징하는 삼각별만으로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GLS·GLE·GLC처럼 메르세데스-벤츠의 SUV 라인을 뜻하는 ‘GL’로 시작하기 때문에 SUV로 분류되지만, GLA는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세 차종 중 가장 길고 납작하다. 창문 면적이 최소화되고 도어도 납작한 편이고 C필러 각이 많이 기울어져 생김새만으론 SUV보다는 해치백에 가깝다. 실제로도 인피니티 해치백 Q30과 뼈대를 공유한다.
차도남·차도녀 같은 외모처럼 도심주행을 주로 한다면 전륜구동을 적용하고 가격을 낮춘 선택지를 만든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 적용된 XC40, E-페이스와 달리 GLA에서 사륜구동을 선택하려면 고사양인 ‘250 4매틱’을 선택해야 한다.
최고출력, 최대토크는 경쟁차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차체가 작은 만큼 무게도 경쟁차 대비 200kg 이상 가벼워 민첩한 거동이 가능하다.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적용됐다. ‘250 4매틱’의 제로백은 6.6초다. 출력이 조금 떨어지는 ‘220’의 제로백은 명시되지 않았다. 가벼운 만큼 연비도 11.2km/l(복합)로 준수한 편이다.
가격은 ‘220’이 4590만 원, ‘220 프리미엄’ 4830만 원, ‘250 4매틱’ 5380만 원이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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