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계 최대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트위치TV’가 한국지사(트위치코리아) 대표이사로 이하경 전 게임로프트코리아 대표를 선임했다. 아직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는 부임 이후 두 달간 업무 파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하경 대표는 해외 물정에 밝아 미국 본사와 소통을 원활히 하면서 게임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트위치TV를 이끌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1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일본, 중국, 태국, 영국 등에 지사 설립을 도맡았고 한글과컴퓨터로 자리를 옮겨 한글 모바일 오피스 해외 영업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에는 게임로프트코리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업부 이사를 맡아 삼성, LG, 팬택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역량을 증명했다. 입사 3년 만인 2013년 고속 승진해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대표이사 선임은 커지는 국내 개인방송 플랫폼 시장을 잡겠다는 트위치TV의 의지로 해석된다. 그동안 트위치TV 국내 시장 진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아프리카TV라는 확고한 1인자와 네이버TV, 다음팟 등 쟁쟁한 경쟁 상대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튜브 또한 점차 세력을 넓히는 중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위치TV는 한국지사 규모를 최소한으로 가져가며 국내 시장 진출에 신중을 기했다. 한국지사 대표로 알려졌던 알버트 킴은 내부 팀 리더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었을 뿐 공식 대표는 아니었다.
트위치TV 한국 진출 초기인 2016년 초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LOL)였지만 하스스톤이라는 게임 BJ(Broadcasting Jockey·방송 진행자)를 대거 영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유명 LOL BJ는 아프리카TV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스스톤 유명 BJ와 계약에 성공한 트위치TV는 ‘하스스톤 전문 방송국’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여전히 아프리카TV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다.
기회는 우연한 계기로 찾아왔다. 2016년 10월 말 ‘아프리카TV 갑질 논란’ 사태로 유명 BJ가 대거 트위치TV로 ‘이민’ 오면서 시청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트위치TV 월 사용자(MAU)는 2016년 2월 15만 명에서 2017년 2월 70만 명, 지난 2월 121만 명을 기록했다. 2년 동안 8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아프리카TV MAU는 2016년 3월 289만 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월 239만 명, 지난 2월 210만 명으로 2년 새 약 30% 급감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국내 개인방송 플랫폼 시장에서의 아프리카TV 독주가 흔들리고 트위치TV가 대항마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 판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방향키를 잡은 이하경 대표가 과연 트위치TV를 어디로 이끌지 주목된다.
한편 트위치TV는 2011년 설립돼 미국 인터넷 방송 업계 점유율 43.6%에 달하며 월평균 방문객 수가 2014년 기준 중국을 제외해도 45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회사다. 2014년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에 9억 7000만 달러로 인수됐다. 철저히 게임방송 스트리밍을 원칙으로 고수하다가 2015년 이후 게임뿐 아니라 ‘먹방’ ‘잡담’ 등 영역을 여러 갈래로 확장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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