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SK·한화, 사외이사 비중 확대…거수기 우려↑

재계, 일단은 긍정적

2014.03.07(Fri) 11:50:37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각각 그룹 내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그룹이 계열사 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SK는 지난 4일 최 회장이 SK㈜, SK이노베이션 등 모든 관계사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단 뜻을 각 사 이사회에 밝혔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이 사임을 표시한 대부분의 계열사 등기이사직에 후임 사내이사 선임 없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이 그룹 측의 방침이다.

한화의 경우 오는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황의돈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인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3명을 ㈜한화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로서 사외이사 본연의 임무는 회사 경영에 참여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SK나 한화 그룹이 외부인인 사외 이사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일단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이사회에서 일정 수 이상의 사외이사가 포진돼 있으면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를 원활하게 구성해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전문위원회에서 회사 경영과 관련해 더욱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외이사 비중 확대가 실제 경영 효율성 향상으로 연결되려면 기업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약 전문성보다 대관 업무에 유리한 검찰, 군인 등 전직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게 된다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해 그룹 투명성을 확보하기 보단 대정부 로비에 치중하게 될 거란 우려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고위 인사는 “기업이 전문성을 근거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사외이사가 기존 경영진이나 일부 최대주주와의 드러나지 않는 밀착 관계로 인해 ‘감시와 균형’이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경영진의 뜻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