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대표주자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이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업체의 매출 대부분이 미국 물량인데, 2015년 하반기부터 미국 의류 소비 침체가 시작되면서 신규 주문량이 줄어서다. 영원무역은 올해 처음으로 부채가 1조 원을 넘어섰고, 한세실업은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2018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4498억 5569만 원, 한세실업은 3640억 8948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원무역이 2.11% 상승, 한세실업이 5.79% 하락한 결과다. 영업이익은 영원무역이 414억 1758만여 원을 기록했으며, 한세실업은 140억 631만여 원 손실을 봤다.
자산규모는 영원무역이 전년 동기 대비 2204억 682만여 원이나 늘어 2조 4952억 9789만여 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세실업의 자산은 1조 1512억 9099만여 원으로, 2017년 1분기보다 447억 6749만 원 줄었다. 영원무역은 지난 3개월 동안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영원무역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매년 크게 늘고 있어 실적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원무역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3년 25.6%, 2014년 27.39%, 2015년 38.66%, 2016년 42.36%, 2017년 41.06%, 2018년 1분기 43.25%로 높아졌다. 영원무역의 부채는 올해 처음 1조 원을 넘어선 1조 792억 6039만여 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세실업은 2013년 60.13%, 2014년 57.75%, 2015년 57.1%, 2016년 55.64%, 2017년 52.04%로 매년 부채 비율을 줄여 나가고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6224억 7994만여 원에서 올해 6074억 4236만여 원(52.76%)으로, 부채를 150억 원 줄였다.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노스페이스, 루루레몬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둔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영원무역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스포츠나 캐주얼 의류 등은 고객사의 진입 위협이 높은 반면 아웃도어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 유럽 및 선진국 시장의 불확실성 및 아웃도어 시장의 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지만, 아웃도어 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은 신제품 개발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등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성 확대를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베크롬비, 갭, 자라, 랄프로렌 등의 주요 고객사에 캐주얼, 셔츠, 니트, 숙녀복, 정장 의류를 납품하는 한세실업은 전 세계 OEM 의류 업체 경쟁사에 뒤지지 않을 막대한 생산력으로 실적 부진의 위기를 극복해나갈 계획이다.
한세실업 측은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저임금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 등 새로운 경쟁 상대들에 뒤지지 않는 생산력을 보유했다”면서 “수요가 다양화, 개성화되는 세계적인 추세에 대응해 해외투자와 수출 마케팅 능력을 증대하고 고유브랜드의 개발, 제품의 고급화를 이룬다면 더 큰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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