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시스루’와 ‘크롭탑’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자신감 있는 몸매와 개성을 연출하기 위해 감춰왔던 속옷을 과감히 내보이며 패션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젊은 남성들마저도 기능성보다 브랜드 로고가 강조된 디자인의 속옷을 선호해 국내 속옷 전문 브랜드들은 ‘속옷도 패션이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삼성디자인넷, 한국패션협회 등 패션 전문기관에 따르면 국내 속옷 산업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 8000억 원대에서 2017년 2조 4000억 원으로 1.3배 이상 확대됐다. 하지만 국내 5대 속옷 업체(남영비비안, BYC, 신영와코루, 쌍방울, 좋은사람들)의 실적은 매년 하락세다.
사업보고서에 나온 각 업체의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남영비비안이 2012년 2384억 원에서 2017년 2093억 원(-12.2%), BYC가 2012년 2169억 원에서 2017년 1958억 원(-9.7%), 신영와코루가 2012년 2059억 원에서 2017년 1824억 원(-11.4%), 쌍방울이 2012년 1587억 원에서 2017년 1096억 원(-30.9%), 좋은사람들이 2012년 1371억 원에서 2017년 1192억 원(-13%)로 줄어들었다. 대부분 5년 전에 비해 10~30% 하락한 수치다.
쌍방울에 따르면 국내 5대 속옷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52.3%에서 2016년 44%으로 8.3% 줄었다.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인을 강조한 저가 속옷 브랜드의 등장과 해외 유명 속옷 브랜드의 국내 진출, 그리고 SPA브랜드의 속옷 시장 진입 등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가 여름에는 ‘에어리즘’, 겨울에는 ‘히트텍’을 선보이며 국내 속옷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아디다스, 휠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도 속옷 시장에 진출해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2012년 이후 계속된 부진 속에서 국내 5대 속옷 업체들은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는가 하면 TV홈쇼핑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 올해 매출 하락폭이 더욱 클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좋은사람들은 2년째 개성공장을 가동하지 못해 원가 부담이 늘었고, 쌍방울과 BYC는 재래시장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쌍방울이 2017년 296억 원에서 260억 원으로 12.1%, 신영와코루가 2017년 456억 원에서 2018년 434억 원으로 4.8% 하락했으며, 남영비비안과 좋은사람들은 1.4%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유일하게 BYC만 1분기 매출이 8.1%(2017년 460억 원, 2018년 497억 원) 올랐다.
한 패션 전문가는 “속옷이 패션화되면서 속옷 업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캘빈클라인이나 아디다스 등의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어 국내 속옷 업체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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