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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돋보기] '채용왕' 주택도시보증, '부채왕'은?

정부 중점 사업에 채용 몰려…한국석유공사 임금상승률·부채비율 '2관왕'

2018.06.07(Thu) 18:22:54

[비즈한국] 국내 공공기관 330개 중 공기업은 35개다. 직원 50명 이상, 자체수입원이 50%를 넘는 공공기관 중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들이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자산규모가 2조 원보다 크고 자체수입원이 85% 이상인 시장형 공기업은 총 14개다.

 

그래픽=이세윤 PD

 

정부는 국가기반시설 운영 효율을 높일 목적으로 세금을 투입해 공기업을 만든다. 공기업은 전기, 가스 등의 독점권 갖기 때문에 ‘망할 수 없는’ 그리고 ‘망하면 안 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공기업 방만 경영이 단순 ‘비리’를 넘어서는 처벌을 받는 이유다. 이윤추구를 넘어 사회 공익 기여에 힘써야 할 책임이 있는 공기업을 들여다본다. 아래 순위는 공시자료를 토대로 작성했다.

 

# ‘채용왕​ 주택도시보증공사, 584명 규모에서 116명 새로 뽑아

 

올해 1분기 청년실업률은 10%. 체감실업률은 23.4%에 달한다.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허덕이는 가운데 공기업은 지난해 평균 193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다. 

 

채용인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한국전력공사다. 1574명을 뽑았다. 한국철도공사 1060명, 한국수력원자력 602명, 한국토지주택공사 531명, 한국수자원공사 32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적게 뽑은 공기업은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로 각각 1명을 채용했다. 한국석유공사 2명, 울산항만공사 6명,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8명이었다. 

 

 

각 공기업은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채용 규모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고용 수를 비교하는 건 무리다. 지난해 정규직 수 대비 신규채용 비율은 평균 6.2%다. 

 

직원 수 대비 채용이 가장 많았던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 19.9%다. 정규직 정원이 584명이던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16명을 새 가족으로 맞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현 정부 중점 사항인 도시재생로드맵 업무가 늘고 주택도시기금 위탁 운영 인력 충원이 필요해지면서 신규채용이 늘었다”고 전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14%, 인천항만공사 13%, 여수광양항만공사 11.7%, 한국공항공사 9.6%로 그 뒤를 이었다. 

 

최하위는 0.07% 대한석탄공사다. 지난해 정규직 1266명이었지만 1명 채용에 그쳤다. 한국석유공사는 1286명 대비 2명을 뽑아 0.15%로 2위다. 한국광물자원공사 0.2%, 부산항만공사 2%, 한국전력기술이 2.5%를 기록했다. 

 

대한석탄공사 관계자는 “연탄소비량이 2014년부터 매년 10% 이상 줄고 있어 생산량과 인원 등 사업 규모를 줄이는 터라 신규 채용을 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인력을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 ‘임승상승왕​ 한국석유공사 성과급·상여금 포함 연봉 14% 올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월평균 급여는 370만 7000원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4448만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해 35개 공기업 직원 평균 연봉은 7850만 원이다.

 

지난해 최고 연봉은 1인 평균 9227만 원을 받아간 한국전력기술이 차지했다. 이어 한국서부발전 9150만 원, 한국마사회 8979만 원, 한국동서발전 8950만 원, 한국감정원 8939만 원 순이다. 

 

최저 연봉은 5979만 원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다. 대한석탄공사 6158만 원, 그랜드코리아레저 6512만 원, 울산항만공사 6579만 원, 한국철도공사 6729만 원 순이다. 

 

 

성과급과 상여금 포함, 2016년과 2017년 연봉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한국석유공사다. 7259만 원에서 8280만 원으로 인상 폭이 14%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 9.7%, 한국지역난방공사 4.9%, 한국가스기술공사 3.4%, 인천항만공사 2.8%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인하 폭을 보인 곳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 -9.4%다. 공기업 평균 연봉 변동 폭은 -0.25%였다. 2016년과 비교해 2017년 성과급과 상여금 등 특별임금이 하락한 게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 ‘부채왕​ ​LH 부채 130조 9323억 원, 한국석유공사 부채비율 674%

 

35개 공기업이 가진 부채를 합치면 421조 4457억 원. 대한민국 2017년 예산 400조 7000억 원과 맞먹는다. 정권의 경제정책 기조가 공기업 부채의 원인이 되는 현상을 보였다. 가장 많은 부채를 가진 공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130조 9323억 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주로 임대아파트 공급으로 부채가 발생한다. 2억 원 투자하면 6000만 원 손실이 난다고 보면 되는데 현재 전국에 임대아파트가 25만 채 정도”라며 “임금 동결 등으로 이자부담부채를 73조 원가량으로 줄여놨지만 현 정부 기조를 봤을 때 다시 부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을 살펴보면 한국석유공사가 674%로 가장 높다. 자본금 2조 4926억 원에 부채 16조 8008억 원이다. 그 뒤를 이어 한국가스공사 356.2%, 한국토지주택공사 306.2%, 한국철도공사 297.7%, 한국지역난방공사 212.7%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부채비율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연봉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 해외자원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지만 수익률이 낮아 부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어려워 2016년도에 전 직원 임금 10%를 반납했고 2017년에 기본 성과급을 받으면서 인상 폭이 가장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본잠식으로 부채비율을 산정할 수 없는 곳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두 곳으로 부채가 각각 5조 4341억 원, 1조 7577억 원이다. 공기업 평균 부채비율은 112.7%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했던 것을 되찾아오지 못하고 채권을 갚지 못하다 보니까 자본잠식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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