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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수순?'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김앤장 상임고문 사퇴

김앤장 "개인정보라 사유 못 밝혀"…KAI 사외이사 유지했지만 3월 이사회 불참

2018.05.29(Tue) 10:04:27

[비즈한국]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에서 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앤장 관계자는 “올해 초 이팔성 전 회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정보인 관계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초 김앤장 상임고문에 취임했다. 또 무궁화신탁 사외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외이사를 맡는 등 각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올해 무궁화신탁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김앤장 상임고문에서도 사퇴해 활동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에서 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 전 회장이 김앤장 상임고문에서 사퇴한 배경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계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는 KAI의 2월과 5월 이사회에는 참석했지만 3월 이사회에는 불참한 것으로 나타난다. 3월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가 한참 불거졌을 때다. 이 전 회장의 3월 이사회에 불참 이유에 대해 ​KAI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유이기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측에 22억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이 금융감독원장 자리나 국회의원 공천을 노리고 청탁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비즈한국DB


금융권 일부에서는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덕이라고 본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08년 초, 청와대는 이팔성 전 회장을 증권선물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로 내정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청와대는 금융위원회에 “부위원장, 사무처장, 혁신행정과장 중 한 명이 물러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6월 우리금융 회장에 올라 2013년 4월 사퇴했다. 그가 회장에 취임했을 당시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는 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은행지부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외부인사는 아니다 보니 당시 내부에서 크게 반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전 회장의 금융권 복귀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퇴임이 최근 불거진 여러 의혹과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라며 “나이도 있고 하니 이제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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