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넥슨의 대표 온라인 게임 ‘피파온라인3’의 후속작 ‘피파온라인4’가 서비스 일주일을 맞았다. 지난 17일 서비스를 시작한 피파온라인4는 서비스 일주일 만에 업데이트를 통해 부분유료화 아이템 판매와 동시에 정식 서비스를 선언했다.
당초 게임업계에서는 피파온라인4가 동명의 콘솔(PS, XBox) 게임의 새로운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전작의 흥행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넥슨도 이러한 기대감을 의식한 듯 유례없는 자산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전작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받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서비스가 시작된 뒤 게임 이용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전작보다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는 의견과, 게임 자체는 재미있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PC방 사용 통계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피파온라인4는 출시 첫날 7.03% 점유율로 출발했지만, 서비스 일주일 만인 24일 3.56%로 꾸준한 하락세다.
피파온라인4를 주요 콘텐츠로 다루는 개인방송과 게임 관련 커뮤니티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성토가 이어진다. 이들은 전작과 완전히 다른 플레이 방식과 이해할 수 없는 게임 내 경제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 아직은 어려운 택티컬 수비 플레이
피파온라인4가 전작과 가장 다른 점은 수비 방식이다. 실제 축구와 비슷한 느낌으로 수비를 할 수 있는 ‘택티컬 수비 시스템’이 도입됐다. 명칭만 보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상대 공격수와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공간을 방어하다가, 틈이 보이면 태클을 걸어 공을 뺏거나 공격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전작은 이러한 과정 없이 수비수가 공격수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손쉽게 공을 빼앗을 수 있었다. 한층 더 실제 축구에 가까워진 시스템인 만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콘솔 게임을 함께 즐긴 이용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오로지 피파온라인 시리즈만 즐겨온 다수의 이용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 체감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전작에서는 몸싸움에 강하고 키가 큰 선수들이 주로 선호됐다. 일단 상대 선수에게 밀리지 않아야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공중볼 경합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오넬 메시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키가 작은 선수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속도와 드리블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순간적인 가속이나 스루패스를 통해 수비 라인을 뚫고 골을 성공시키는 득점 루트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하좌우 키만 가진 키보드에 비해 360도 자유자재로 조작이 가능한 게임 패드가 더욱 유리해진 상황. 하지만 이미 키보드에 익숙한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패드로 갈아타기는 쉽지 않다. 애당초 게임 패드에 최적화된 콘솔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상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외에도 초기에는 카메라 시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공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급격하게 움직이면서, 일부 이용자들이 어지러움과 피로를 호소한 것. 하지만 지난 24일 정식 서비스에 따른 업데이트를 통해 어느 정도 개선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 예측 불허의 경제시스템 ‘선수는 많은데 돈이 없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피파온라인4 게임 플레이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 사용자들이 적응하면서 불만이 조금씩 잦아드는 분위기다. 진짜 이용자들의 불만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에 있다.
넥슨은 자산 이전 시스템을 통해 전작에서 구단가치 그대로 포인트로 전환한 다음 선수 및 BP(게임 내 화폐)를 얻을 수 있는 패키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피파온라인4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최고 등급의 선수들을 대거 시장에 풀었다.
문제는 선수 공급은 과잉인 반면, 이를 구매할 수 있는 BP 공급은 턱없이 적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선수 시세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비싼 값에 거래되는 좋은 선수를 뽑았다고 좋아했던 이용자들은 곧바로 매물이 수천 장 씩 쌓이면서 시세가 급락하는 것을 보고 좌절을 맛봐야 했다.
피파온라인4는 전작과 달리 선수가 더욱 빠르게 소모되도록 설계됐다. 핵심적인 장치가 바로 달라진 ‘선수 강화 시스템’이다. 전작에서는 선수의 강화 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다른 선수라고 해도 등급만 높으면 강화의 재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한 번 강화할 때마다 최대 5장의 선수를 동시에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즉, 불필요하거나 인기가 없는 선수는 강화 재료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른 시세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선호하는 선수는 소수로 좁혀졌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에서 강화 재료로서의 가치밖에는 없었다.
이러한 편중 현상은 새롭게 도입된 ‘급여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더욱 극심해졌다. 급여 시스템은 선수마다 최대 20부터 5까지 급여 수치가 정해져, 공식경기에서 팀 합계가 200을 넘지 못하도록 한다. 제한된 급여 내에서 나만의 팀을 편성하는 재미를 부여하고, 선수의 능력보다는 이용자의 실력에 의해 승부가 좌우되도록 하는 일종의 평준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급여는 낮으면서 쓸 만한 성능을 내는 선수들의 시세가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당초 넥슨이 의도한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성능도 좋고 인기도 있는 유명 선수들조차 급여가 높다는 이유로 외면당한다는 점이다. 총 급여 200을 맞추기 위해서는 후보 선수를 최저인 5로 구성해서 선수 교체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전 중에서도 어쩔 수 없이 10 전후의 선수 4명 정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선호 선수 편중 현상뿐 아니라 게임 전체의 흥미를 잃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선수 영입이 가능한 모든 스포츠 게임은 공통적으로 최고 선수로 구성된 팀을 완성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재미 요소이자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된다. 자산 이전으로 좋은 선수를 확보하고도 쓰지도 팔지도 못하는 이용자들의 박탈감은 말할 것도 없다.
# 아직 기회는 있다…이용자와 소통이 관건
넥슨은 피파온라인4 서비스 일주일 만에 유료 판매 아이템을 선보이며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히 빠른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보다는, 예상 밖으로 무너진 경제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일 처음 내놓은 상품이 ‘BP 패키지’인 데다가, 1인당 5개로 구매를 제한한 것이 그 증거다. 즉 BP 공급을 늘려 수요와 공급을 맞추겠다는 포석이다.
피파온라인4는 여러 면에서 전작보다 개선된 시스템을 가지고 돌아왔다. 하지만 몇몇 문제가 되는 새로운 시스템이 맞물리며 예상 밖의 부정적인 효과를 내면서 이용자들의 원성이 높다.
문제는 피파온라인3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보다 지금 온라인 게임 시장 환경이 더욱 나쁘다는 점이다. 이제 온라인 게임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더 이상 주류로 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시장 전체가 크게 움직인 가운데, 콘솔 게임 못지않게 이용자층이 얇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창기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고스란히 게임 서비스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피파온라인4가 과거 ‘서든어택2’ 등 다른 후속작처럼 비관적인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많은 이용자들이 일부 새로운 시스템에 다소 불만을 드러내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재미있다는 의견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콘솔에서 검증된 시스템인 만큼 얼마나 익숙해지느냐에 따라 게임에 대한 흥미는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넥슨이 발 빠른 조치로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간다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훨씬 부드럽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넥슨 관계자는 “정식 서비스는 원래 예정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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